[초점] ‘발화 배터리’ 삼성SDI, 전화위복 노린다
[초점] ‘발화 배터리’ 삼성SDI, 전화위복 노린다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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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발화 교훈으로 검증 노하우 쌓여… 안전성 강화로 고객사 어필

▲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중 배터리의 전압 변화를 확인해 배터리 내부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ΔOCV 검사'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소형전지 분야에서 쓴맛을 봤던 삼성SDI가 전화위복을 노린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이하 노트7)의 소손(燒損) 현상이 알려진 뒤 삼성전자가 1차 리콜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삼성SDI가 납품한 배터리가 발화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트7 발화가 삼성SDIㆍ중국 ATL의 배터리 때문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로부터 분석 의뢰를 받은 미국 UL 사지브 지수다스 사장은 “삼성SDI 배터리 위쪽 코너에서의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으로 인해 배터리 내부 단락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여파가 치명타로 작용하면서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이 전분기보다 약 500억 증가한 1104억원에 달했다.4분기 역시 5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장정훈 연구원은 “삼성SDI의 배터리가 문제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3주만에 28.5% 급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노트7 발화원인에 대한 삼성전자의 발표가 삼성SDI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등 배터리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삼성SDI 역시 안전성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9월 노트7 리콜 이후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꾸렸고 개발 과정에서 검사항목을 늘렸다.

제조ㆍ기술 부문에서 전수 X레이 검사과정을 도입했다. 품질ㆍ검증 부문에서도 샘플 수를 수만 셀 단위로 늘리고 가혹한 조건에서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

또 개선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개선 전후의 제품을 평가받아 객관적인 검증 결과를 확보했다.

이 같은 자구책이 도리어 안전성에 대한 업계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노트7 발화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검증력을 높였다는 것.

삼성SDI 관계자는 "폴리머 배터리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갤노트7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올해 1분기에는 대폭 신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인 갤럭시S8에도 배터리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김영우 연구원은 “노트7 사태 이후 삼성SDI의 2차 전지 사업에 회의적 시각이 확대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ATL로부터 구매를 줄이려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SDI를 제외한 공급망 관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장 연구원 역시 “안정성 조건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공급선 위치를 다시 확고히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