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6년 만에 친정 롯데 복귀… 의리의 사나이 '금의환향'
이대호 6년 만에 친정 롯데 복귀… 의리의 사나이 '금의환향'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01.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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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의 2011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활약 모습.(사진=연합뉴스)

부산시민들이 '의리의 사나이' 이대호에 열광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타격 7관왕'인 그가 6년 만에 다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였던 이대호는 전 소속팀 롯데가 4년 총액 150억원에 사인했다고 24일 발표하면서 KOB리그 복귀를 알렸다.

이대호는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꿈을 이뤘다. 남은 것은 롯데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무엇보다도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고 말해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대호가 다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오랫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장면은 부산의 야구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려보는 상상이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대호는 2001년부터 11년간 롯데에서 뛰며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등 대기록을 쓴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4년간 일본 무대마저 평정한 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6년 만에 귀향을 선택, 과연 '의리의 사나이'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겠다.

물론 이대호의 국내 복귀는 사실 어려워 보였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대호의 몸값을 맞춰줄 만한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이대호로선 뛸 수 있을 때 최대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는 구단을 마다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앞서 이대호는 롯데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바 있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뒤 연봉협상에서 7억원을 요구했지만 롯데는 6억3000만원에서 1원도 더 줄 수 없다며 연봉조정신청까지 갔다. 결국 이대호는 KBO 연봉조정에서 졌고, 롯데에서 마음이 떠났다.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은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친 롯데였다. 특히 2014년 11월 이창원 전 사장이 부임하면서 관계에 달라질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결국 롯데는 지난달 최형우가 기록한 역대 최고액 100억원에 50억원을 더 얹어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무엇보다 이대호의 마음을 흔든 것은 팬들이다. 사이판에서 정훈 등과 함께 개인 훈련 중인 이대호와 전화 통화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한 구단 홍보 관계자에 따르면 이대호가 끊임없이 강조한 것은 팬들이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보도자료에는 팬들이 두 차례 언급됐지만 이대호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우리 팬들'이라는 말을 거의 빼놓지 않았다"며 "후배들과 함께 팬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돌아온 이대호에게 팬들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흔히 '부산갈매기'로 일컬어지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이대호의 복귀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대호 복귀 기념으로 영화권이나 커피를 쏜다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2011년 이대호의 전설적 경기 영상을 업로드해 공유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금의환향'한 이대호가 2017시즌 롯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롯데의 팀 분위기와 부산의 야구열기를 어떻게 바꿔 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