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열악한 근무환경 고발… "당장 개선하라"
택배노조, 열악한 근무환경 고발… "당장 개선하라"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1.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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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2명 중 1명 욕설 듣고, 혹한기에 난로없이 근무"
▲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 박대희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사무처장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발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택배기사 4명 중 3명은 혹한이나 혹서기 때 야외에서 난로나 선풍기 없이 물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으며, 2명 중 1명은 본인 잘못이 없는데도 고객들로부터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과 참여연대 등은 2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택배기사들의 근무환경과 노동실태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8일 택배노동자들은 사실상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열악한 환경으로 몰리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꾸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CJ대한통운, 로젠, KG, 한진, 롯데 등 택배회사 소속 기사 378명을 상대로 ‘택배 노동자 현장, 인권,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근무 현장과 노동실태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기사들은 물품을 차량에 싣기 전부터 여러 고충을 겪고 있었다.

설문 응답자의 75.5%는 외부에서 물품 분류작업 시 혹한·혹서기라도 난로나 선풍기 없이 일하고 있었다. 20.2%는 지붕이 없어 비나 눈을 맞으며 외부 분류작업을 했다.

본인 잘못과 무관하게 고객에게 욕설을 듣는 등 ‘감정노동’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실제 응답자의 58%가 잘못 없이 욕설을 들었다고 대답했다.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환경과 대조적으로 택배회사의 이익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산업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2조2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3% 증가했다.

반면 택배 평균단가는 지난해 기준 2392원 수준으로 낮아져 택배기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축소됐다.

박대희 택배노조 사무처장은 “영하 15도 가까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목장갑만을 끼고 하루 5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이 택배기사들의 현실”이라며 “365일 중 310일 가까이 일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기사들이 책임을 떠안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택배회사들은 모든 비용과 책임을 ‘을’에 전가시키면서 이윤만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근대적 근무환경을 당장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