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설날과 떡국, 만두
[데스크 칼럼] 설날과 떡국, 만두
  • 신아일보
  • 승인 2017.01.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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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경제부장
 

설날까지 앞으로 3일 남았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나라들은 춘절(春節)이라 부르는 이 날을 우리나라만 설날이라 부르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게다.
 
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3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한 해를 보내는 서럽다는 뜻에서 왔다는 비탄설이다. <지봉유설>을 지은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수광이 전한 설이다.
 
둘째는 몸과 마음을 조심한다는 사리다에서 왔다는 근신설로 육당 최남선의 주장이다.
 
셋째는 설과 나이를 세는 의 뜻과 어원이 같다는 음운변화설과 우리 민족의 뿌리 중 하나인 퉁구스어 유래설이 있다. 정재도 선생의 <설에 관한 말과 유래>에 나오는 얘기다.
 
근대 이후 설은 여러 번 큰 변화를 겪었다.
 
일제의 양력 강요로 양력설인 신정과 대비되는 구정으로 불리다가 지난 1985민속의 날이 됐고, 1989년에야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설날에는 떡국과 만두를 먹는다.
 
떡국과 만두에는 인류 공통의 새해 소망이 담겨있다. 바로 장수(長壽)와 부자의 소망이다.
 
최남선은 떡국이 먼 옛날부터 새해 첫 날에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복을 빌며 먹는 음복(飮福) 음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떡은 긴 가래떡이다. 왜일까. 장수의 소망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래떡은 굵기가 두껍고 길이는 국수처럼 길다. 따라서 떡국을 끓이려면 반드시 떡을 칼로 썰어야 한다. 조선 후기의 세시기를 보면 하나같이 가래떡을 동전처럼 썬다고 전했다.
 
엽전처럼 생긴 떡국을 먹으며 장수와 아울러 부자 되기를 꿈꿨던 것이다.
 
그렇다면 만두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만두는 사람을 살리는 음식이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얘기다.
 
제갈공명이 남만 정벌 후 돌아오는 길에 폭풍우를 만나자, 하늘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처음 만든 게 만두였다.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했지만, 밀가루 반죽에 고기를 싸서 사람머리모양으로 만들어서 제사를 지냈다.
 
중국의 옛 기록들도 만두는 정월 초하루에 풍년을 기원하며 하늘에 바치는 음식이라고 한다.
 
밀가루가 귀했던 시절, 만두는 귀하고 좋은 음식이었다. 우리나라 <세종실록>에도 만두는 비싸고 귀한 음식이니 제사 지낼 때나 특별히 만들어야 한다고 기록했다.
 
당연히 만두에는 풍년과 무병장수의 기원이 깃들어 있다.
 
신아일보 독자여러분, 설날에 떡국과 만두 많이 드시고 소원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윤광원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