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평균근속 5년…50대 건설사 중 '최단기'
서희건설, 평균근속 5년…50대 건설사 중 '최단기'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7.01.24 07: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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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급여·복지 '바닥'…회장님 보수는 업계 '최상위'
성토의 장 된 인터넷 채용사이트엔 '불만의 글 가득'

▲ 서울시 서초구 서희타워 전경과 이봉관 회장(네모안).(사진=신아일보DB)
서희건설 직원들이 업계 최하위 수준의 급여를 받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상위 50개 건설사 직원들 중 가장 빨리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봉관 회장은 매달 8000만원 이상의 업계 최고 수준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에게는 인자하지만 직원에겐 가혹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이하 전자공시) 분석 결과 서희건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9월 30일 공시 기준으로 5.1년이다.

이는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순위 상위 50개 건설사들 중 가장 짧은 것으로 시평 28위에 올라 있는 서희건설 직원들은 이들 상위 건설사 중 가장 빨리 회사를 떠나고 있었다.

여기에는 서희건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한 몫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서희건설 직원들이 수령한 평균 급여는 3889만원으로 매달 432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개 건설사들 중 49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모 채용 정보 사이트에 올라온 서희건설 직원들의 자사 평가 내용에서도 열악한 근무환경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을 서희건설 전(前)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회사는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이득은 오로지 오너 일가의 것이고, 직원들 연봉은 낮다"며 "인력 충원이 필요하지만 충원도 없고, 수당 없는 야근으로 메운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게시글들에는 '과장급 평균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될 정도로 급여가 낮고 유류대와 통신비, 학자금, 사내대출 등과 같은 기본적인 복리후생 제도조차 없다'는 식의 평가가 담겨 있다.

서희건설보다 시평 순위가 낮은 몇 몇 업체들에 확인해 본 결과 주유비와 자녀학자금은 대부분 지원하고 있었고, 사내대출과 통신비는 업체마다 지원 여부에 차이가 있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팍팍한 처우 속에서 일하는 서희건설 직원들은 단기간에 회사를 떠나고 있지만, 정작 그룹의 수장인 이봉관 회장은 업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보수를 받고 있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매달 평균 8278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서희건설의 13배 수준인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의 정수현 사장도 같은 기간 월 급여가 이 회장 보다 1556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이봉관 회장의 보수와 직원 급여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란 식으로 짧게 답했다.

[신아일보] 임진영 기자 imyou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