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증언대 선 차은택… 헌재, 의혹 추궁
탄핵심판 증언대 선 차은택… 헌재, 의혹 추궁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1.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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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태릉선수촌 없애고 민간 센터 대체 시도”
“崔-고영태 내연관계로 추측… 돈 때문에 만난듯”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언대에 섰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박한철 헌재소장)는 23일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을 열고 차 전 단장을 상대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캐물었다.

헌재는 차 전 단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의 비호 아래 최순실씨와 함께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와 KT의 광고를 수주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는 광고 수주를 위해 안 전 수석과 함께 자신의 지인들이 KT 홍보·마케팅 부서에 채용되도록 압박하거나 청탁한 의혹도 있다.

또 대학교 은사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외삼촌인 김상률 전 청와대 교문수석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이날 변론에선 최씨가 태릉선수촌을 없애고 민간 스포츠센터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세운 정황이 드러났다.

차씨는 자신이 최씨와 함께 세웠다가 폐업한 기획사 ‘고원기획’에서 ‘스포츠 센터 건립’에 대한 서류를 봤으며 최씨의 다른 측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로부터 “태릉선수촌이 없어지고 앞으로 민간 스포츠센터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원기획이란 회사 자체가 많이 이상했다”며 “그것 외에는 고원기획에서 이뤄진 것은 없다”고 했다.

차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믿고 고원기획 설립에 45%를 투자했지만 이후 최씨와 고씨가 다투면서 회사를 폐업해야 한다고 해 폐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원기획의 나머지 지분은 최씨의 차명 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씨와 고씨가 내연관계로 추측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씨는 ‘검찰에서 최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느냐’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질문에 “그렇게 추측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답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라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고씨가 아침에 만나자고 해서 청담동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씨와 고씨가 붙어 앉아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연관계를 의심했다고 진술했냐’는 질문에 “당시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황처럼은 안 보였다”고 말했다.

고씨가 최씨와 헤어진 후 힘들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차 전 단장은 ‘고씨가 증인에게 죽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때, 자기보다 나이 많은 최씨와 돈 때문에 성관계를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냐’는 질문에 “최씨와 고씨가 헤어진 이후에 고씨가 힘들고 죽고 싶다고 말한 것을 보고 그렇게 혼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씨가 최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한 것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변했다.

다만 차씨는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을 검찰에 진술한 것”이라며 두 사람의 내연관계를 기정사실화 하지는 않았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