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시대 살아남는 방법은
[사설] 트럼프 시대 살아남는 방법은
  • 신아일보
  • 승인 2017.01.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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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1일 새벽(한국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미국의 산업을 희생시키고 외국의 산업을 부유하게 했던 것도 미군을 고갈시키며 외국 군대를 보조했던 것도 이제 과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쓰는 물건을 만들고, 우리의 기업을 훔치고,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나라들이 우리를 짓밟지 못하도록 국경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는 보호무역주의, 안보는 ‘힘의 외교’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AmericaGreatAgain)’ 만들겠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nFirst)’를 노골화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무역도 과세와 이민정책도, 외교도 미국인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단지 두 가지 규칙만 따를 것입니다.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당선인 신분으로 포드, 애플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현대차와 독일 BMW, 일본 도요타 등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국경세 등으로 보복하겠다고 윽박질러 줄줄이 굴복을 받아 낸 것에서 엿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우리나라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을 느끼게 했다.

우리로서는 경제에 이어 안보 요인까지 겹쳐 더더욱 어려운 처지다. 트럼프가 그동안 여러 번 거론한 ‘안보 무임승차론’은 독일, 일본과 더불어 한국이 최대 표적이다.

연간 9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방위비 분담금을 우리가 부담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전략무기 운용비까지 책임지게 된다면 국방비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새로 출발한 트럼프 행정부 신경을 거들고 있다.

북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처와 병행해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한미동맹의 재조정을 요구할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라는 뻔한 답안을 넘어 우리도 실리를 챙기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다질 현실적인 복안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문제는 대미 외교이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 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어느 한쪽에 분명히 줄을 서도록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다. 한미동맹과 한중 관계가 모두 시험대에 오르면서 한국 외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할 위기에 봉착했다.

어느 경우이든 우리 안위가 걸린 논의 과정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대미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트럼프 시대에 자국 보호가 강해지는 국제사회 기류 변화 속에서 우리가 낙오하지 않으려면 서둘러 국정 안정을 찾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은 물론 전화할 지도자조차 없다. 만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전화한다 해도 받을 지도자가 없는 상황이다.

탄핵 정국 동안만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외교 안보 경제 등 국정 전반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도 포퓰리즘 공약 남발을 자제하고,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심각하게 고려한 뒤 발표해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