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용 영장기각, 특검 위축되선 안된다
[사설] 이재용 영장기각, 특검 위축되선 안된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1.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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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됐다.

그룹 총수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특검의 칼날이 주춤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속도를 내던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특검이 이재용 영장 청구와 함께 다음달 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자신했던 계획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한숨을 돌리게된 상황이다.

19일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뇌물죄의 요건이 되는 부정청탁과 대가 관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현 시점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특검의 증거가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비상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구치소에 하루 밤을 샌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영장 기각으로 풀려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변하지 않은채 얼굴엔 초초한 빛이 역력했다.

구속을 면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혐의 사실에 대한 각종 증거들이 불거지면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밝혀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 주요 핵심 임원들이 줄줄이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이 삼성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신병이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특히 특검이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한 뒤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별검사팀은 “법원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은, 범죄 사실에 대한 법적 평가에 있어서 견해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다”며“영장 기각 결정은 매우 유감이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흔들림 없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불거진 그룹 총수들 뇌물죄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로써 특검의 대기업 총수 수사가 2라운드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삼성 수사의 미비점 보완과 함께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 총수에 대한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뇌물죄의 직접적인 대가관계 입증이 관건으로 앞으로 특검이 어떻게 대처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을 두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청산을 원하는 국민 정서를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검 수사 종료시점이 다음 달 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남은 기간 동안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인해 특검 수사가 위축되선 안된다. 이번 일로 기죽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검 수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실체를 밝히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수사가 요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