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별회견… 트럼프엔 ‘경고’·국민엔 ‘희망’ 메시지
오바마 고별회견… 트럼프엔 ‘경고’·국민엔 ‘희망’ 메시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1.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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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핵심가치 위협 받으면 반대 목소리 낼 것”
마지막 메시지는 “우리는 괜찮을 것”… 낙관 강조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고별 기자회견 중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다. 미국을 8년간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퇴임한다.(사진=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별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경고’를, 국민을 향해선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 퇴임 이후에도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는 침묵하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직적인 차별이 어느 정도 승인되거나 사람들이 투표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데 장애가 생기거나, 이견이나 언론을 침묵시키기 위한 제도적 시도가 있을 때가 바로 미국의 핵심가치가 위협받는 때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자라고, 모든 면에서 사실상 미국인인 아이들을 체포해서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하는 시도가 있을 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미국의 핵심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이 이 건물에 있는 것은 이곳이 더 잘 작동하게 만든다”며 그것은 “우리가 정직함을 유지하고,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아첨꾼이 아니라 회의론자가 돼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우리를 이곳으로 보낸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부정직하다’고 각을 세우며 백악관 기자실 외부 이전을 검토한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언론에 제한을 가하지 말 것을 에둘러 촉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AP통신도 이날 고별 기자회견 장소를 좀 더 격식을 갖춘 장소가 아닌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일상적 업무를 하는 브리핑룸에서 한 것 자체가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는 ‘희망’이었다.

그는 “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나는 우리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그저 그것을 위해 싸우고, 그것을 위해 일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회견은 13년 전인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정치신인 오바마’가 역설한 메시지와 매우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