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가족이 서울 도심 한강에 산다"
"수달 가족이 서울 도심 한강에 산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1.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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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수달 4마리 CCTV에 포착
40여 년만에 발견… "가족단위 이례적"

▲ 서울 천호대교 북단 일대의 무인카메라에서 어미 1마리와 새끼 3마리로 구성된 수달 가족이 포착됐다. (사진=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제공)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인 수달 4마리가 서울시내 한강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어미 1마리와 새끼 3마리로 구성된 수달 가족이 서울 천호대교 북단 일대에서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수달 발견은 지난해 3월 한강 지류인 탄천에서 수달 1마리를 봤다는 시민 제보를 받은 한강유역환경청이 그해 4월부터 한강 팔당댐 하류부터 하구까지 총 92km에 걸쳐 수달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해 온 결과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8월 천호대교 북단에서 수달 배설물과 먹이활동 흔적을 발견하고 총 10대의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두 달 뒤 수달 1마리를 처음 촬영한데 이어 지난 2일 4마리로 구성된 수달 가족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탄천은 경기 용인시에서 발원해 서울 송파구를 거쳐 한강으로 합류하는 준용하천이다.

서울 도심 구간 한강에서 수달 가족이 발견되기는 1973년 팔당댐 건설에 따른 한강 상·하류 수생태계 단절과 도심부 강변 개발에 따른 서식지 축소로 수달이 사라졌다고 알려진 이후 처음이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수달 가족은 암사∼고덕∼미사리 습지에 서식하며 팔당댐 하류 한강을 남·북단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달이 발견된 만큼 환경부는 서울시·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과 추가적으로 이 일대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수달의 개체 수, 행동범위 등을 확인해 수달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성용 (사)한국수달보호협회 박사는 "한강에서 수생태 건강성을 나타내는 수달이 서식한다는 것은 이 일대의 생물다양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강 전 구간에 대해 생태연결성을 고려한 보호·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달은 야행성 동물로 1~2월에 교미를 하고 두달 여를 임신 기간을 거쳐 한 번에 새끼 1~4마리를 낳는다.

교미 후엔 수컷과 헤어져 암컷이 새끼를 키운다. 세력권이 뚜렷해 수컷은 15㎞, 암컷은 7㎞ 범위를 생활권으로 삼는다. 새끼가 어미로부터 독립하면 독립적인 세력권을 형성한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