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과서 '집필 거부'… 이르면 금주 성명
검정교과서 '집필 거부'… 이르면 금주 성명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1.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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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협 "제작기간 짧고 집필기준 문제있다"… 교육부, 현재 입장 고수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의 국·검정 교과서 혼용 방침에 반대해 이번 주중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사교과서집필자협의회(한필협)는 이달 중순 모임을 열고 내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와 혼용해 사용하도록 한 검정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모았다.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40여명(교학사 저자 제외)으로 구성된 한필협은 이날까지 집필진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르면 19일이나 20일께 성명을 낼 계획이다.

이에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일부도 이미 집필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2018년 교과서 제작 자체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사·역사 교과서 집필진들이 집필 거부에 나선 것은 정부가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국정 교과서의 내용과 다를 바 없는 검정 교과서를 써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부는 편향성 논란이 있던 ‘대한민국 수립’ 표현이나 박정희·이승만 기술 강화, 북한 도발 기술 강화 등 국정에 적용된 기준을 검정에도 그대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당장 내년 3월부터 새로운 검정교과서를 교육 현장에 사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년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검정교과서 집필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한 교육부의 일정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필협 소속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검정교과서 제작기간이 너무 짧아 국정교과서보다 졸속으로 만들어지게 생겼다”며 “국정교과서와 동일한 집필기준이 적용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집필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뜻을 전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정·검정 역사교과서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연구학교 지정 절차를 이어가는 등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도 정부 세종청사에서 일부 국립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역사과 교육과정 간담회를 열고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에 참여하지 않는 교육청에 대해 대응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