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신흥국서도 119억 달러 유출…이탈 본격화되나?
지난해 4분기 중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51억 달러 순유출됐다.
아시아 주요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도 119억 달러가 유출돼, 향후 외국인자금의 본격 ‘이탈’ 여부가 주목된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51억 달러의 자금을 빼내갔다. 3분기(-8억8000만 달러) 보다 유출규모가 5배 넘게 급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5년 11억4000만 달러 순유입에서 102억2000만 달러 순유출로 반전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글로벌 자금이동(트럼프 탠트럼)이 원인이다.
월별 순유출규모는 10월 31억9000만 달러, 11월 15억4000만 달러, 12월 3억7000만 달러다.
아시아 6개 주요 신흥국(한국, 중국,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도 외국인자금이 119억2000만 달러 이탈했다.
3분기에는 286억1000만 달러 순유입이었는데 돌변했다.
유출 규모도 중국 위안화 절하 및 미 금리인상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지난 2015년 3분기(91억7000만 달러)를 웃돌아 트럼프 탠트럼의 위력을 보여준다.
트럼프 탠트럼이 한창 기승이던 11월의 자금유출은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가장 심했다.
2016년 4분기 외국인의 채권보유 잔액 감소율은 태국(-14.5%), 말레이시아(-9.6%), 인도(-9.1%), 한국(-6.2%), 인도네시아(-3.3%)의 순이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낮은 외국인 채권보유비중 등 덕분에 4분기에도 78억300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해 10개월 연속 순유입이 지속됐다.
하지만 국내 자본의 유출이 두드러져 금융수지는 1310억6000만 달러 유출 초과였다.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 압력은 지난해 12월을 거치면서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제·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유출 규모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아시아 채권자금 유출규모는 중국 제외 6개국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미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 등 불안 소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