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앞두고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감↑
트럼프 취임식 앞두고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감↑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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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통화·무역분쟁 격화시 전세계 경제 충격 가능성
▲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사진=AP/연합뉴스)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인 자국산업 보호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대규모 인프라 투자·중국 견제, 대북 강경노선 등이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현실화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는 냉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의 통화·무역분쟁 격화는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제시한 트럼프와 중화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기싸움은 양국 간에 통화·무역전쟁을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게 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에 중국이 대미 수입통관 강화나 중국 내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등으로 맞불을 놓을 경우 양국 사이에 낀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될 수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속담이 현실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꾸준히 거론해왔다. 그는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양국관계의 원칙으로 자리 잡아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도전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으며 중국을 자극한다.

이처럼 트럼프가 중국과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자 금융전문가들은 양국 간에 통화전쟁과 통상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를 한다.

중국은 물론 세계증시를 뒤흔들었던 1년 전 '중국발 악몽'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급등락은 중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몰고 올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위안화 절하가 잇따르자 외국인 자금이탈과 그에 따른 증시 폭락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세계증시에도 큰 충격을 줬다. 중국 경제와 밀접한 한국 상황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중국 위안화 흐름이 작년 1월 초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 증시가 개장 30분 만에 7% 이상 폭락해 거래가 중지된 지난해 1월 7일에는 위안/달러 기준 환율이 달러당 6.5646위안, 역외시장 환율은 6.6905∼6.7618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2~3개월간 위안/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의 저지선으로 여기는 7위안에 훨씬 가까이 다가서며 세계 금융시장을 초긴장 사태에 빠지게 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한국 경제와 증시 전반에 단기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더라도 수위를 낮춰 본격적인 무역분쟁까지 일으키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당선인일 때의 발언 수위 그대로를 취임 후 정책에 반영하기에는 트럼프로서도 부담이 크고 실제 정책으로 추진하더라도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법상 미국 재무부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외환시장 개입 등 3가지 항목에서 모두 기준을 초과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게 돼 있다"며 "중국은 무역수지와 외환시장 개입 두 부문에서만 문제가 되는 상황이어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