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틈탄 日, 독도 넘보나
'탄핵정국' 틈탄 日, 독도 넘보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1.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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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소녀상' 방침에 외무상 "일본땅" 망언
'설상가상' 한일관계 냉각기 벗어나기 힘들 듯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도 일본 총괄공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 한일관계가 다시 냉각기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울릉군 독도. (신아일보 자료사진)

일본이 국내의 혼란한 '탄핵정국'을 틈타 소녀상을 빌미로 독도까지 넘보고 있는 모양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17일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일본 총괄공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하는 한편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일갈했다.

지난달 말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 뒤 불거진 일련의 한일갈등은 지난부 후반부터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독도 문제를 놓고 한일이 다시 파열음을 내면서 소녀상 문제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한일은 그동안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갈등을 보였다.

그러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이후 정상 궤도에 올라선 듯 했지만 다시 얼어붙었다.

특히 그동안 일본 정치인들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냉랭한 한일 관계를 풀어야 할 당사자인 외무상이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외무상의 발언을 봤을 때 독도에 소녀상이 설치되면 양국 간의 관계를 더 경색시킬 만한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일본이 부산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주한대사와 부산 총영사를 귀국 조치한데 이어 아베 총리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소녀상 문제를 거론하는 등 일본의 공세가 거세게 이어졌다.

사실상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통화스와프 논의는 중단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기시다 외무상의 '독도 망언'이 이어진 것이다.

한일 간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독도 영유권을 두고 다시 부딪히면서 갈등이 오히려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과 시민사회가 소녀상과 관련한 일본의 주장을 들어줄 수 없으며 한일 위안부 합의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점 역시 이 문제의 자극 요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이 소녀상을 빌미로 최종적으로는 독도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소녀상에 이어 독도 문제까지 얽힌 실타래를 풀기 힘든 상황에서 당분간 양국 관계는 냉각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9일 '부산 위안부 소녀상'에 항의하며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가 일시귀국한 것과 관련, 일본 측은 "귀임문제는 결정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