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사업가 피살… 현지 경찰이 몸값 노리고 범행
필리핀 한인사업가 피살… 현지 경찰이 몸값 노리고 범행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1.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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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경찰 4명 연루… 경찰 운영 화장장서 시신 소각
필리핀 외교장관, 한국민 납치·살해에 “깊은 유감” 표명

작년 10월 필리핀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던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피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해 10월 18일 납치됐던 우리 국민 지모(53)씨가 납치 당일 목이 졸려 살해됐다는 내용을 필리핀 경찰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현직 3명, 전직 1명 등 필리핀 전·현직 경찰관들이 주도적으로 가담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지씨를 살해 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소각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필리핀 경찰은 지씨의 유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범행에 연루된 경찰관의 자백과 범인들이 지씨를 납치할 당시 인근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 범행 이후 범인들이 지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 등을 토대로 범인들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거주하던 지씨는 작년 10월 18일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

범행을 주도한 현직 경찰관(경사)은 현지에서 인력송출업을 해온 지씨와는 평소 알고 지냈던 사이로 전해졌다.

이 경찰관은 납치 당시 마약 관련 혐의가 있다며 가짜 압수영장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부인 차량에 지씨를 태워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현지 경찰은 전·현직 경찰을 포함해 8명가량을 용의자로 추정하고 있다.

납치범들은 범행 2주일가량 후에 몸값으로 800만 페소(1억9300여만원)를 요구했으며 지씨 가족으로부터 500만 페소(1억2000여만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전·현직 경찰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국가권력에 의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배상 등을 제기할 수 있는 건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편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 앞으로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