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대기업그룹 확산 움직임에 증시 불확실성↑
특검 수사 대기업그룹 확산 움직임에 증시 불확실성↑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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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위축 우려…장기화시 기업전반에 영향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이 다른 대기업그룹으로 뇌물 의혹 기업 수사를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증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유년 새해 들어 코스피는 기업 실적 호전과 1월효과 기대 등에 힘입어 힘차게 출발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가 행진으로 194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덕분에 12일 코스피는 2,087.14로 작년 말 종가(2,026.46)보다 3%나 올랐다.

100대 상장사 주식 부호들의 주식 자산도 새해 보름 새 8772억원(0.9%)이나 늘어난 96조원에 육박했다.

재벌닷컴이 총수 9명의 주식 자산을 집계한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자산이 14조3548억원으로 새해 들어 1450억원(1.0%) 늘어났고, 이재용 부회장 주식 가치도 1086억원(1.4%) 증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68억원(5.2%),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1334억원(5.5%)어치 각각 늘어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주식 자산도 보름간 184억원(0.8%) 불어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검토를 본격 시사한 13일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시장 분위기도덩달아 급작스럽게 냉랭해졌다.

삼성전자의 하락 반전은 고점에 따른 부담과 인수를 추진 중인 하만 주주들의 반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 등 한꺼번에 터져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도 이틀째 약세를 보여 2,060선으로 후퇴했다. 2,090선을 회복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전문가들은 특검수사가 다른 대기업그룹으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코스피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증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최근 정치, 경제, 사회적인 모든 악재가 증시에 녹아 미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허 부사장은 "총수 부재가 기업 경영에 당장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제가 확산하고 장기화하면 경영 계획을 세우고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워 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 주요 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압도적이다.

시가총액 상위 20위에 든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는 16.77%로 작년 말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상장사별 시총 비중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가 각각 2.33%, 2.16%로 높은 편이고 우선주인 삼성전자우 1.96%, 현대모비스 1.77%, 삼성물산 1.57%, 삼성생명 1.46%, LG화학 1.20%, SK텔레콤 1.18%, 기아차 1.07%, SK 1.03%, SK이노베이션 0.97%, LG생활건강 0.89% 등 순이다.

코스피 방향은 삼성전자 등 주요 상장사 주가 흐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선 삼성 악재가 SK 등 다른 그룹으로까지 파급되더라도 단기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증시 추세를 돌려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특검수사가 다른 그룹으로 파급되는 부분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지배구조를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이지만 다른 총수들은 사면 등을 위한 것이어서 신중한 결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