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과 원칙' 보여준 특검팀의 결정
[기자수첩] '법과 원칙' 보여준 특검팀의 결정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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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빗나갔다. 특검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 발표를 하루 늦추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자 불구속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실제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그럼에도 구속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특검의 결정을 보며, 이번엔 재계를 향해 제대로 칼을 겨누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래서 다음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는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대표적인 그룹이 SK와 롯데다.

비교적 동요하지 않으려는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긴장한 기색은 역력하다.

그만큼 삼성 총수의 구속영장 청구는 의미가 크다. 국내 최대 대기업의 총수를 구속하는 상황에서 다른 그룹 총수에 대한 엄격한 수사도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여부를 두고 한편에서는 경제에 미칠 여파를 이유로 반대를 주장하는 여론도 만만찮았다. 글로벌 기업인만큼 세계의 시선도 의식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간 삼성 총수들은 구속에 있어서 만큼은 늘 제외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 1996년과 2009년 비자금 사건으로 조사 받았지만 불구속 기소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러한 배경을 보더라도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결정하면서, 특검팀이 무엇보다 법과 원칙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해석된다.

이로써 SK, 롯데, CJ 등 박근혜 대통령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그룹 총수들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내게 됐다.

법과 원칙을 앞세운 특검팀이 촛불 민심을 대변해 철저한 수사에 임해주길 바란다. 정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