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삼성 '침통'… "공정한 판단 기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삼성 '침통'… "공정한 판단 기대"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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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조직 개편·하만 인수 등 경영 발 묶여

▲ (사진=신아일보DB)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삼성이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조직 개편, 하만 인수 등 눈앞에 산적한 문제를 앞두고 법적 논쟁을 벌이게 된 만큼 경영에 발이 묶인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법원이 법과 사실에 입각해 현명하고 공정하게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공여 액수는 430억원으로 산정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함에 있어 국가경제 등에 미치는 사안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영장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 삼성으로서는 오너가 최초로 구속되는 경영공백 상황에 맞게 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1996년, 2009년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영장 청구로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실행에 옮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심지어 뇌물공여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정당성까지 상실돼 지배구조 개편 작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삼성의 인사도 지금으로서는 기약할 수 없다. 삼성은 통상 12월 1일 사장단 인사를 하고 후속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무 것도 예견할 수 없다”며 “사장단 인사, 그룹 개편 등의 이슈를 입에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도 문제다.

하만 인수는 삼성이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을 알리며 그룹 신성장 사업 창출 면에서 이 부회장의 ‘승부수’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인 하만 대주주가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최근 일부 주주들까지 이사진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낸 상황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이 같은 혐의로 구속될 경우 부도덕한 기업인으로 낙인찍히게 돼 향후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