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 '충격'…SK·롯데 등 '다음타깃 되나' 초긴장
재계도 '충격'…SK·롯데 등 '다음타깃 되나' 초긴장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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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대가성 기금 출연 의혹…법무팀 등 촉각
▲ 삼성그룹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결정되자 재계가 충격에 휩싸인 것은 물론, 다음 타깃으로 주목되는 그룹들은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대기업인 삼성의 총수가 구속되면서 특검이 작정하고 재계를 향해 칼을 뽑아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의 다음 수사대상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그룹은 SK와 롯데다. 재계는 삼성 이재용 회장의 구속이 결정된 이상, 특검이 SK와 롯데 등의 그룹 총수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의 법무팀 등은 특검이 다음 수사대상을 언제 지목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 또는 제삼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삼성 이외에 다른 대기업도 수사할 방침을 내비쳤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6일 브리핑에서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도 뇌물 혐의로 수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현재는 말 못하지만, 그와 관련해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수뇌부 여러명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각각 111억원, 45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들은 최순실이 쥐락펴락한 K스포츠재단에 추가 기부를 했거나 추가 출연을 논의한 공통점이 있다.

SK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받았지만 결국 지원이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는 작년 5월 말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그해 6월 10일 하루 전인 6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에 걸쳐 이 돈을 전액 돌려받았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SK와 롯데에 현안 해결을 대가로 출연금이나 기타 요구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을 대가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특검은 김영태 SK 부회장(당시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2015년 8월 10일 복역 중이던 SK 최태원 회장과의 접견에서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내용을 검토 중이다.

'왕 회장'은 박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그에 따른 대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최 회장은 김 부회장과의 접견 사흘 뒤인 8월 13일 사면이 결정됐다.

SK는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서로 연관이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상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작년 3월 14일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다. 특검은 롯데가 면세점 인허가를 대가로 기부금을 전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 "특혜는 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한데다, 지난해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도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3월초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거론돼온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SK와 롯데를 비롯해  CJ, 부영 등 다른 대기업들도 특검 수사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을 받은 정황과 관련 "손경식 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할 때 외삼촌으로서 이 회장의 건강을 우려하는 차원에서 선처를 언급했을 뿐 직접 사면을 부탁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볼 때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기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