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룹 총수 조사 신중하되 특별해서도 안돼
[사설] 그룹 총수 조사 신중하되 특별해서도 안돼
  • 신아일보
  • 승인 2017.01.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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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의 압축은 성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세계 수출 7위 달성 등 일 것이다. 우리 경제 성장을 말하면서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그 중에 기업 역할에 대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기업이 지금 막다른 골목에 섰다. 특검은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을 지난 12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13일 오전 7시50분쯤까지 22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에 이어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기업은 회장 사면과 면세점 인허가라는 중요 현안이 자금출연과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결과에 따라 국내 대 그룹 총수 상당수가 사법 처벌을 받게 될 지경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씨 모녀에게 수백 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의 칼날은 삼성에 그치지 않고 SK그룹 등으로도 향하고 있다. 이래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경제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특검은 재계 총수 중 일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삼성 등 기업들은 공갈·협박의 피해자이지 뇌물죄의 공범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통령과 최 씨의 압박에 의한 것일 뿐 어떤 금전적 이득도 바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가성 여부는 삼성과 특검 간에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만에 하나.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예단을 갖고 수사해선 안 된다.

우리 경제는 새해부터 암울하다. 대외 요인으로 중국과의 외교마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우리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여기에 실업자 100만명 시대이다.

청년실업이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란 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해결이 요구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활성화가 급선무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그룹 총수들이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해당 그룹사들은 정기 인사는 물론 올 기업 운영 방침도 결정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의 고용 의욕을 꺾고 있는 원인이기도하다. 이 부회장의 피의자 소환 조사에 이어 앞으로 총수들의 줄줄이 소환 예정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따라서 기업 총수의 인신 구속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다.

지금의 사태로 인한 원인 규명과 책임은 분명히 지워야 한다. 다만 그 과정이 기업을 상대하기 쉽다는 이유로 단죄해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부회장을 특별대우 하라는 것은 더욱 아니다. 범법행위가 확인된다면 있는 그대로 처리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특검 조사가 단기간의 혼란을 각오하고서라도 정경유착을 이 땅에서 근절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특검의 수사가 이런 고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 계기로 작동하길 바랄 뿐이다.

정유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하지만 지난해 극심한 혼란과 갈등이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과거에 억매일 수 없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 묵묵히 뚜벅뚜벅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못된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 이번이 잘못된 과거 청산의 마지막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