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든 한국…선진국 보다 비싼 식료품 계속 뛴다
먹고 살기 힘든 한국…선진국 보다 비싼 식료품 계속 뛴다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1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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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료·하수도료 등 서비스 물가도 상승세
▲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 먹고 사는 일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비싼 식료품 가격은 연일 치솟고, 쓰레기봉투·하수도료 같은 서비스 물가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 바나나값 세계 3위, 사과·오렌지값 4위

한국의 식료품 가격과 집값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의 과일·쌀 등 식료품 12개 항목과 도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세계 119개국 가운데 상위 10%에 속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식료품 가운데 바나나 1㎏ 가격이 3.42달러(약 4000원)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쌌다. 한국보다 바나나 가격이 비싼 국가는 몽골과 버뮤다뿐이다.

사과와 오렌지, 토마토 가격도 세계 4위에 올랐고 쌀과 감자 가격은 5위였다.

이외에도 양파, 우유, 치즈, 쇠고기 가격이 세계에서 6번째로 높았고 흰 빵과 양배추 가격은 세계 11위 수준이었다.

넘베오가 집계하는 19개 시장 판매품 가운데 그나마 한국에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것은 물과 술, 담배였다.

물과 국내산 맥주 시장 판매가격은 세계 38위로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고, 담배는 말버러 한 갑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44위에 그쳤다.

집값도 손꼽히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도시 중심가 아파트 매매가는 ㎡당 6659.57달러로 세계 9위였다.

한국보다 도심 아파트 가격이 비싼 곳은 세계에서도 땅값이 높기로 유명한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마카오, 영국, 일본, 룩셈부르크, 스웨덴 등 8개국이었다.

이외에도 식당에서 카푸치노 한 잔 가격은 세계 19위, 휘발유 1ℓ 가격은 세계 3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가운데서는 폴크스바겐 골프의 가격이 세계에서 25번째로 비쌌다.

넘베오가 집계하는 총 53개 항목 가운데 한국의 물가 순위가 하위권에 드는 것은 인터넷과 맥도날드 식사 가격 정도였다.

평균 속도 10Mbps의 무제한 광케이블·ADSL 인터넷 월간 이용액은 22.24달러로 세계 82위에 불과했고, 맥도날드 식사 가격은 5.11달러로 70위였다.

◇ 쓰레기봉투료·하수도료 등 서비스 물가 급등

이런 가운데 라면·빵·맥주 등 식료품과 계란·무·당근 등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고, 쓰레기봉투료·하수도료·영화관람료·외식가격 등 서비스 물가까지 뛰고 있다.

서울시 상당수 자치구는 지난 1일부터 쓰레기봉투 요금을 440원(20ℓ들이 1장)에서 490원으로 올렸다.

서울시 하수도 요금도 올해 들어 평균 10% 올랐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월 4180원을 냈다면, 올해에는 420원 많은 4600원을 낸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쓰레기봉투료는 2015년 평균보다 6.9% 뛰었고, 하수도 요금도 무려 22.2% 오른 상태다.

민간서비스 부문에서 지난해 가장 물가 상승률이 높은 품목은 음식점 등 외식업체에서 파는 소주(14.3%)였다.

2015년 말과 지난해에 걸쳐 하이트진로, 보해양조 등이 잇따라 소줏값을 인상하자 이를 내놓는 음식점들은 더 큰 폭으로 값을 올린 것이다.

더구나 최근 맥주·소주의 빈 병 보증금 인상까지 더해져 외식업체가 취급하는 주류 값은 추가로 더 뛸 가능성이 크다.

김밥 가격도 1년 새 전국적으로 평균 7.2% 정도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에 따르면 특히 서울의 경우 김밥 1인분 평균 가격이 3400원에서 3731원으로 9.7%나 올랐다.

이 밖에 갈비탕(6%), 불고기(5%), 삼겹살(3.4%), 생선회(4.1%), 스테이크(3.8%), 볶음밥(3.9%), 자장면(3.7%), 짬뽕(3.6%) 등 나머지 주요 외식 메뉴도 2015년 평균보다 3~6% 비싸졌다. 이런 외식 물가 상승률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의 3~6배에 이른다.

생활비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동주택관리비(5.1%)의 인상률도 5%를 웃돌았다.

운동경기관람료(5.4%), 영화관람료(3.5%), 온라인콘텐츠이용료(4.6%), 운동학원비(4.5%), 스키장이용료(7.7%) 등 서민들의 여가·취미와 관련된 서비스 물가도 소리 없이 많이 올라있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