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영업자 대출 180조 돌파…작년에만 16조↑
시중은행 자영업자 대출 180조 돌파…작년에만 16조↑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15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년만에 2배로 늘어…경기부진에 부실화 가능성 우려
▲ (자료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지난해에만 16조원 증가하며 잔액 180조원을 돌파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197억원으로 2010년 말 96조639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만 16조2506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붐으로 대출이 폭증했던 2015년의 22조7105억원보다는 줄었지만 2010년 이래로 두 번째로 많은 연간 증가액이다.

자영업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임대업, 음식점, 소매업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 말을 기준으로 약 570만명에 달한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이미 하루 평균 3000명이 자영업체를 새로 차렸다. 매일 2000명은 사업을 접었다. 결국, 매일 1000명씩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는 셈이다.

문제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작년 말 발표된 금융안정보고서는 "자영업자들은 임금근로자보다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폐업도 빈번해 안정적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이래로 5대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매년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5~2016년의 증가액은 약 40조원으로 지난 6년간 증가액(약 84조원)의 46.5%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대출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2015년 자영업자 가구의 빈곤율(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비율)은 12.9%로 2014년(12.3%)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또 통계청이 작년 말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에 따르면 전년 전체 자영업체의 21.2%는 월 매출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는 가운데 신용대출도 지난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90조1500억원으로, 전년 말(84조3349억원)보다 5조8151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증가액(7조839억원)을 제외하고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2010년 이래도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2015~2016년 2년 동안에 증가한 금액(12조8990억원)은 직전 2년(2013~2014년) 증가액(4175억원)에 견줘 무려 30배가 넘는다. 가히 '폭증'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가계대출을 크게 웃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급증'은 우려를 자아낸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에 불과하다. 반면, 신용대출 연체율은 0.51%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의 2.5배가 넘는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