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에 대선판 ‘지각변동’
반기문 귀국에 대선판 ‘지각변동’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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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安·孫 새판짜기 논의 ‘급물살’
새누리·바른정당 ‘도장깨기’ 전망
‘개헌’ 핵심고리로 연대론도 모색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오후 1시 미국 뉴욕 JFK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선판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범여권에 대선 유력 주자가 나타나면서 야권이 일방적으로 주도해온 대선판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양팔 벌려 반기는 분위기이고,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검증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일성으로 ‘화합과 통합’을 제시하면서 기존 대선주자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제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둔 채 최대한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은 특정 정당에 곧바로 몸을 싣기보다는 글로벌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드러내며 정치권 밖에서 중도·보수를 아우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충청권과 일부 중도 성향의 수도권·영남 의원이 탈당 후 여기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제3지대 형성론’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존 대선판을 흔들어 정계개편의 핵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야권 주자가 없는 세력 형성은 단순한 이합집산으로 비칠 뿐 주요 가치로 앞세운 통합에도 맞지 않는다.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친박계와 더불어민주당 친문계를 제외하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연대하면 ‘빅텐트’의 주요 기둥이 선다.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앞세우며 반 전 총장과의 연대론에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정치공학적 연대론의 시나리오를 완전히 불사를 것을 제안한다”면서 “오직 우리의 힘으로 총선의 기적을 만든 정치혁명의 기세로 정권 교체할 것을 흔들림 없이 선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면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반 전 총장과의 연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년 전 성공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말이다. 다만 지역적 조합에 그친다면 정치공학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DJP 연합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개헌이 핵심 고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이 면담을 요청할 경우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도 개헌에 대한 공통 관심사 때문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이 대통령 임기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카드를 꺼낼 경우 김 전 대표가 호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반 전 총장이 기존 정당에 들어가 정면승부를 펼쳐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한다.

보수 진영에 터를 잡은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 기존 주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친박계 핵심의 청산 작업을 통해 내부 정리를 진행 중이고, 바른정당은 정책 쇄신에 한창인 만큼 대선이 임박하면 반 전 총장이 들어갈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반 전 총장이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은 검증이다.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나 고건 전 국무총리는 반 전 총장을 훨씬 뛰어넘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결국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거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퇴장해야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