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사교육비…내수 소비부진의 주범
너무 비싼 사교육비…내수 소비부진의 주범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1.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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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의 6배 올라, 다른 데 쓸 돈 없다

내수 소비 부진의 근본적 원인의 하나로 학원비 등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이 꼽히고 있다.

시간당 수십만 원짜리 입시컨설팅을 받고 내신 관리와 수능 고득점을 위해 과목당 수십만 원, 한 달에 수백만 원을 자녀 학원비에 쏟아 붓고 나면 소비에 쓸 돈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 도시 근로자가구(2인 이상)는 한 달 평균 학원·보습교육에 226576원을 지출했다.
 
이는 1년 전 3분기(214492)보다 6% 정도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같은 가처분소득 증가율(1%)6배에 이른다.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 평균 증가율(1%)6배이기도 하다.
 
학원·보습 교육비 지출이 소득 증가에 비해 월등히 빨리 늘면서,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도 5.4%에서 5.7%로 높아졌다.
 
사교육비 추세는 다른 주요 소비품목과의 비교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교육비 지출이 6% 늘어난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4%), 주류·담배(-1%), 보건(-8%), 통신(-3%), 오락·문화(-1%) 등의 소비는 일제히 줄었다.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먹는 것, 입는 것, 휴대전화 요금, ·담배, 유흥 등 다른 품목에서는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자녀나 가족의 입시·취업을 위한 사교육비 씀씀이는 더 늘렸다는 것.
 
이는 사교육비 지출분을 사수하기 위해 쇼핑··담배를 자제하고, 전화를 덜 걸고, 영화를 덜 봤다는 결론이다.
 
한 달 227000원 수준이라는 사교육비 지출 규모도 통계의 '함정'일 뿐, 실제 각 가정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교육비(학원·보습 교육비)를 쓰고 있다.
 
월 소비 100~200만 원 사이 가정의 사교육비 월 지출액은 작년 3분기 기준으로 45000원 정도지만, 소비가 400만 원을 넘는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액은 14배인 618000원에 이른다.
 
처분가능소득 중 사교육비 비중도 소비 100~200만 원 가정에서는 1.6%인 데 비해, 400만 원을 넘는 가계에서는 10%까지 치솟았다.
 
결국 소득에 따른 교육 기회 불평등과 그 결과로 사회적 지위와 빈부의 세습이 우려된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교육비는 식비, 주거비 다음으로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저소득층도 자식들을 교육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더라도 학원비 지출을 줄이기 힘들어, 학원비가 오르면 체감 물가 상승 폭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