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돌본 간호사 22%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메르스' 돌본 간호사 22%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1.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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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치료와 관리 필요"… '관리 대책' 마련 시급해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를 돌본 간호사의 5명 중 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료인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간호에 참여한 간호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와 영향 요인’ 논문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코호트 격리(감염환자 발생 시 발생병동 폐쇄 운영)됐던 3개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염환자·의심환자를 직접 간호한 간호사 144명 중 32명(22.2%)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군으로 분류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메르스처럼 극심한 외상성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된 후 정신적·생리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의 설문은 △과각성(외상 후 자극에 대해 과민 반응하는 상태) △회피(외상 후 생각을 둔화시키려는 노력 정도) △침습(외상 후 고통스러운 생각) △수면장애 및 정서적 마비·해리 증상 등을 묻는 22개 문항으로 이뤄졌다.

설문지 문항에 모두 응답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의 점수구간을 0점~88점 범위로 나눠 18점 이상이면 ‘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5점 이상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판정했다.

조사 결과 설문에 응한 144명 중 32명이 25점 이상으로 나타났고 18점 이상을 기록한 간호사도 40명(27.8%)이나 됐다.

연구팀은 메르스 최일선에 있었던 간호사가 받은 스트레스는 119구급대원, 소방관, 정신과 병동 간호사가 받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의료진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소방관의 9.7%, 119구급대의 13.8%, 정신과 병동 간호사의 14∼17%, 응급실 간호사의 20.4%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한다.

연구진은 “중증급성호흡증후군(사스) 발생이 보건의료인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타 직종에 비해 간호사가 취약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기를 바라는 것 보단 조기 치료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