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 역대 최저…허리띠 졸라맸다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 역대 최저…허리띠 졸라맸다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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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위 상관 없이 전 계층서 감소…경기회복 기대 적어
▲ 소득 대비 소비지출이 역대 최저 수준을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롯데마트 청량리점을 찾은 고객들이 알뜰할인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구분 없이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 계층에 걸친 소비절벽 현상은 그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1일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2015년 평균소득(437만3116원) 대비 식료품 등 소비지출(256만3092원) 비율은 58.6%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번 돈 중에서 식료품과 집세, 공과금, 교통비, 통신비, 여행, 의료비 등 각종 명목으로 지출한 돈이 가장 적었다. 이는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이야기다,

평균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지난 2003년 64.6%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0년 63.0%이후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2013년 59.6%로 60% 선 아래로 처음으로 내려갔다. 이어 2014년 59.3%, 2015년 58.6%까지 내려갔다. 2015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1분기 58.6%, 2분기 57.9%, 3분기 58.0%로까지 밀렸다.

지갑을 닫는 모습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구분이 없을 정도로 전방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소득 하위 10%인 1분위 계층의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2015년 96.3%로 처음 100%를 밑돌았다.

보통 저소득층은 소득보다 생필품 등 기본적인 소비지출이 많아 이 수치가 100%가 넘지만 처음 소득과 소비지출 간에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소득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만 하는 저소득층의 살림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소득 상위 10%인 10분위 계층도 경기 불확실성에 소비를 줄였다.

지난 2005년 50.3%로 50%를 웃돌았지만 2010년 48.2%로 내려왔고 이어 하락세를 지속해 2015년 45.1%까지 떨어졌다.

전 계층에 걸친 이 같은 소비부진은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고 소득 정체와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부동산 가격 하락 및 거주비 증가 문제 등으로 경제적 심리적 여유가 점점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최근 소비 부진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소비절벽 우려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 백화점과 면세점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호텔신라는 전날 나란히 장중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9일 장중에는 4만6천50원을 찍으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신세계도 장중에는 16만7000원까지 내려가 역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장중에 52주 신저가인 9만7800원까지 떨어졌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