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다른 정유라들을 보며
[기자수첩] 또 다른 정유라들을 보며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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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실력이라며 부모를 탓하라던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말로 받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또 다시 '있는 자들'의 '특권의식'에 몸서리 치게 된다.

기업 오너 2세들이 비행기, 술집 등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에만 모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 임모씨가 대한항공에서 기내난동을 부렸고, 모 대기업 회장의 장남 장모씨는 술집에서 물컵을 던져 고급양주 5병을 파손해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금수저의 '갑질' 행패는 새해까지 이어졌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씨는 술에 취해 술집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순찰차 유리문에 발길질을 하고 좌석 시트를 찢는 추태를 보였다.

이들의 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씨는 지난해 9월에도 인천발 하노이행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고 기물을 파손해 재판에 넘겨진 전력이 있다.

김씨 역시 2010년 용산구 호텔 주점에서 여성 종업원을 추행하고 유리창을 부순 혐의로 입건됐었다.

비단 이들뿐 아니라 오너 2~3세들의 갑질과 폭행 소식은 크게 놀랍지 않을 만큼 이미 수차례 반복돼 왔다.

돈과 권력이 계급이 된 사회에서 어릴때 부터 남다른 사회적 대우를 받으며 형성된 특권의식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너 2세들은 경영세습을 통해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에 오른다.

술에 취해 폭행을 일삼고 상식 밖의 난동을 부리는 이들이 훗날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사회에 얼마나 많은 정유라가 있는지 재차 확인한 것 같아 우울한 새해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