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탄 野 잠룡들, ‘텃밭’ 쟁탈전 후끈
호남선 탄 野 잠룡들, ‘텃밭’ 쟁탈전 후끈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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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개호 합류로 호남 라인업 강화… 안철수, 지지 회복 고심
李, 광주서 ‘손가락 혁명군’ 발대식… 박원순·안희정 ‘호남 세몰이’
김부겸 호남서 ‘동서화합’ 선두주자 강조… 孫 ‘호남조직’ 풀가동

조기 대선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 대선 주자들이 표심을 놓고 첫 교전을 펼칠 곳은 호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엔 호남 민심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하며 승부가 갈렸고 지난 총선에서는 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해 3당 체제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야권 주자들의 입장에서는 지지층의 표심을 정확히 보여주는 호남에서 기선을 제압해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는 지금의 상황에서 호남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대권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대선 주자들도 이를 의식한 듯 앞 다퉈 호남을 찾거나 호남 인재를 영입하는 등 민신 쟁탈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에는 최근 광주·전남지역에서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인 재선의 이개호 의원이 합류했다.

‘박지원 맨’으로 불렸던 김영록 전 의원에 이어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이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문 전 대표 측 ‘호남 라인업’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또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매주 호남을 찾는 것은 물론, 문 전 대표도 지난 1일 광주에서 무등산 등반을 한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호남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막상 조기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고심하고 있다.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참석차 지난 5일 출국한 안 전 대표는 8일 귀국하는 대로 호남 중진들과 민심 추이를 짚어보는 등 지지율 반등을 위한 구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주에서 사실상의 출마선언을 한다.

이 시장은 15일 오후 2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온라인 지지자들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 발대식을 갖는다.

이 시장 측은 ‘상견례’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광주에서 세몰이를 하면서 야권 지지층들의 설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호남 민심 잡기에 뛰어들었다.

박 시장은 전날 군산으로 향해 이날 새벽부터 전북지역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 상황을 살펴보고 전주로 이동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현지에서 언론 인터뷰도 갖는다.

박 시장은 다음 주에도 호남 지역을 찾아 순회할 예정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호남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22일 대선출마를 예고한 안 지사는 이날 광주를 찾아 광주· 전남 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 참석하며 호남의 안 지사 지지자들이 주축이 되는 ‘더좋은민주주의 광주 전남포럼’ 출범식에서도 특강을 한다.

안 지사는 지난해 9월 광주시교육청 특강, 지난달 1일 화순군청 특강, 지난달 27~28일 순천 광주 방문 등에 이어 이번에 또 광주를 찾으면서 호남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김부겸 의원도 설 연휴를 앞두고도 호남을 방문해 자신의 지지조직인 ‘새희망포럼’ 모임에 참석한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는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화두를 던졌다.

이어 엿새만인 26일 광주를 다시 찾아 한중문화교류회 초청 강연을 통해 야 3당 공동으로 헌법개정안을 내자고 촉구했다.

특히 지난 총선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되며 동서화합의 선두주자로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호남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할 전망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도 호남은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본인이 구상한 ‘국민주권 개혁회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호남에서 개헌 요구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호남 조직을 모두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손 전 대표는 국민주권 개혁회의의 보고대회를 전국에서 가장 이른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오는 22일에는 서울에서 국민주권 개혁회의 발대식을 열 예정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