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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겨울철 노숙인 인권과 생명권 중 어떤게 우선?
[독자투고] 겨울철 노숙인 인권과 생명권 중 어떤게 우선?
  • 신아일보
  • 승인 2017.0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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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팀장

 
‘상당한 기간 동안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 상당한 기간 동안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한 기간 동안 노숙인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중 18세 이상인 사람을 노숙인 등’이라고 노숙인의 자립지원을 위한 법에서 정의하고 있다.

“법 제3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제1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숙 등을 예방하고, 노숙인 등의 권익을 보장하며, 보호와 재활 및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노숙인 등의 사회복귀 및 복지를 향상시킬 책임을 진다”라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생활하며 근무하고 있는 지역에서 예전에 노숙인 업무를 담당했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었다. 교통 통행량이 많은 도로변 전철교각 하부에 여성 노숙인이 생활하고 있다는 걱정과 우려의 민원 전화였다.

현장 확인 결과 전자제품 종이박스 안에 비닐, 담요 등을 깔아 놓고 생활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주변 건축물 리모델링 과정에 나온 건축폐자재 등을 이용해 한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정도의 틀을 만들어 생활했다.

처음에는 공격적이고 만남 자체를 거부했으나 대여섯 차례 만남이후부터는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지만, 주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온갖 억측과 추측으로 그녀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경우와 걱정하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었다.

만남을 계속하면서 이혼의 아픔과 주변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했다는 피해의식과 분노가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철이라도 안전을 위해 일시보호시설 제의나 여관 등 임시거처를 제공했지만 노숙생활이 편하고 걱정과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는 짜증스럽고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왔다.

가끔 빵과 음료를 사주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며 노숙생활 청산을 설득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곳을 떠날 수 없다고 강력하게 거부했다.

그쯤 무한돌봄팀 사례관리사와 딸과 함께한 정신과 전문의 상담 결과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딸을 설득해 보호자 동의 형식으로 지난해 1월31일 관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처음 노숙 신고부터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설득도 해보고 협박도 해봤던 3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그녀와 함께하며 그녀의 굴곡진 삶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의 정 때문인지 모르지만 병원 입원 이후의 생활이 궁금해 무한돌봄팀 사례관리사와 방문 했을 땐 밝은 표정으로 농담도 하고 퇴원 후의 일상을 걱정하는 여느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겨울철에 노숙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노숙인의 인권과 생명권이 충돌할 경우 어느 것이 우선돼야 하는지 한번쯤을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거리 노숙인이 매년 하루에 한명 가량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대다수의 지자체에서는 예산부족이라는 현실에 부딪쳐 적극적인 노숙인 대책을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노숙인 담당공무원들은 아마도 겨울철이 가장 곤욕스럽고 긴장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한파경보가 내려져도 노숙인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쳐보면 제도적 보완이 조금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본인 의사를 존중해 거리 노숙 중 동사 등의 인명사고가 발생되면 이것 또한 노숙인 관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허울뿐인 노숙인 관리대책일 것이다.

필자가 지난 겨울 겪었던 사례를 돌아보면 노숙인의 인권과 생명권이 충돌할 경우 어느 것이 우선시돼야 하는 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

한파 속에 방치돼 위태로운 노숙인의 인권이 우선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강제력을 발동해 시설 등에서의 보호조치로 생명권을 보장할 것인지 한 번쯤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권영선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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