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여당·'물어뜯기' 야당… 정치권 자폭하나
'자중지란' 여당·'물어뜯기' 야당… 정치권 자폭하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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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인적청산' 놓고 인명진 vs 서청원 진흙탕 싸움
정계·권력구조 개편 놓고 주도권싸움 치열 野… 벌집 쑤셔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와 면담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은 인적청산 문제로 자중지란에 휩싸이고 야권은 정계개편과 개헌문제 등을 놓고 갈등하면서 정치권이 흡싸 '자폭'을 하는 모양새다.

먼저 새누리당은 '인적청산'을 두고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친박간의 반격에 반격이 거듭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인적 청산 압박을 받던 새누리당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은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비난 수준을 넘어서 격한 말들을 쏟아내며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인 비대위원장은 5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정치를 하는 곳인줄 알았더니 와서 보니 교회였다"며 "당인줄 알았는데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라고 비난했다.

전날 서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성직자 자격이 없다"고 비난한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국민이 용서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쇄신해야만 새누리당이 살고 이것이 혁신 대원칙"이라며 "일부가 아직도 기득권에 연연하고 당원의 염원을 알지못해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결국 이분들도 국민의 엄중한 목소리와 요구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여당 중진으로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책임 있는 판단을 해주시리라 기대한다"며 거취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버티고 있는 서 의원과 여전히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있는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서 의원 역시 막말로 맞서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죽음을 강요하는 성직자는 대한민국에 그 분(인 위원장)밖에 없다"며 독설을 날렸다.

그러면서 "어떻게 성직자가 의원한테 할복하라고 하느냐"며 "8선 의원인 나한테 썪은 종양이라고도 했다. 나를 너무 무시했다"고 성토했다.

인 위원장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수뇌부만 탈당 시키고, 나머지는 2선 후퇴 시키는 선에서 인적청산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 비대위원장은 친박계를 겨냥해 6일까지 자진탈당을 포함한 거취표명을 요구한 바 있다. 8일에는 인 비대위원장 본인의 거취를 포함한 인적청산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야권도 마찬가지다. 정계개편을 비롯, 권력구조 개편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하는 진보진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거대한 명분 아래 공조를 그려왔던 야당은 이제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모습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민주당과는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국민의당 지도부에 대해 맹비난했다.

그는 "비박 신당과는 함께할 수 있는데 민주당과는 못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무리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해도 이런 소리가 말이 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탄핵 정국 이후 두 야당 갈등의 시발점이 됐던 야권 통합론을 다시 꺼냈다. 우 원내대표는 "합쳐서 정권을 창출하자고 국민의당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통합론에 예민한 것을 알면서도 심기를 건드려 벌집을 쑤셨다.

역시나 국민의당은 즉각 반응했다.

국민의당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이른바 '개헌저지보고서'를 고리로 친노 패권주의를 또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려 통합론을 방어했다.

그동안 몇몇 사안을 놓고 쌓여온 양측 감정이 그대로 터져나온 결과다.

개혁보수신당(가칭)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친노·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창당준비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끝난 비극적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 하던 문 전 의원에 있다"면서 "친노 세력은 자칭 '폐족 집단'이 돼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줄 알았는데 다시 스멀스멀 나와 활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문 전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한 한마디 말 없이 지금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지금 최순실 게이트로 대변되는 국정혼선이나 난맥도 결국 제자리를 지켜야 할 사람이 자리를 안 지켰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질주하고 있는 문 전 대표에 대해 원내 2, 3당이 한 목소리로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충돌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 사안마다 총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이를 대선판을 인위적으로 흔들려는 공작으로 보는 반면, 다른 야당을 비롯한 비노진영은 권력구조 개편을 고리고 정계를 개편하고 문 전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형국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