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 울화통 터지게 하는 천호식품의 사과방식
[기자수첩] 소비자 울화통 터지게 하는 천호식품의 사과방식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1.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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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한텐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란 광고 문구로 더 유명한 천호식품이 2017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국민의 밉상 기업으로 낙인 찍혔다.

전세계에서, 특히나 한국정서에는 더더군다나 건드려서는 안될 식품으로 장난질 하다 딱 걸렸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 중국산 인삼 농축액에 물엿, 캐러멜 색소, 치커리 농축액 등의 원료를 사용한 천호식품 제품 4종을 판매 중지하고 회수 조치했다.

다시 말해 천호식품은 가짜 홍삼액을 원료로 한 제품을 판매하다가 식약처의 처분을 받고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천호식품의 김영식 대표는 촛불집회에 나선 국민들을 폭도로 몰아 세우는 듯한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가 여론과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천호식품은 기업 이미지가 회복이 되기도 전에 이번 ‘가짜 홍삼 농축액’ 사태로 불매운동 위기를 맞고 있다.

천호식품은 식약처 처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연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자사 명칭이 올라오자 어느 때보다 신속히 사과문을 게재하고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오히려 확대되며 불매운동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천호식품의 사과문 내용 때문이다.

천호식품은 “그 동안 모든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을 철저하게 검사해 왔는데, 원료 공급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진정성 있게 사과한다기보다는 이번 사태 발생의 원인을 공급업체에게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사과문을 내놨다.

소비자들의 울화통이 정확히 터지는 지점이 여기다.

천호식품의 이번 사과내용을 보면 흡사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했을 뿐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한 바는 없었다”는 전국민을 들끓게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을 보는듯하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