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 20년 전 '인포기어'를 떠올려라
[기자수첩] 삼성전자, 20년 전 '인포기어'를 떠올려라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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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크기의 초경량 무게. 와이셔츠 주머니에 보관. 일반 PC와의 데이터 교환. 전자펜을 이용한 문서인식 기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공개.

스마트폰에 대한 최근 기사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 전인 1998년 1월 한 신문에서 삼성전자 포켓PC ‘인포기어’를 소개하는 기사다.

윤종용 대표 시절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을 떠올리게 만드는 제품을 개발했다. 기사 곳곳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난다.

CES에서도 ‘들고 다니는 컴퓨터’는 단연 혁신적인 제품으로 주목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애플의 아이폰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맹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을 떠올릴 때마다 귀결되는 수식어였다.

하지만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온 나라가 시끄러워지고 단종으로까지 이어진 사태에서 혁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러 기능을 넣으려다 리튬 이온 배터리와 스마트폰 본체 사이에 여유 공간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삼성은 이달 중순까지 명확한 원인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황.

이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손해는 신뢰도 손상이었다.

더구나 최순실 게이트와도 연루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가운데 당시 ‘인포기어’를 개발했던 선배들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삼성전자는 오는 5일 그때처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한다.

전 세계 언론인들이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S8에 대한 질문을 쏟아낼 것이다. 삼성전자는 단종 사태에 대한 사과와 신제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이미 삼성전자 내 수많은 회의에서 초심은 핵심 키워드였다. 지난 2일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도 권오현 부회장이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교훈이 될지, 다른 업체의 ‘타산지석’으로만 남을지 삼성전자에게 있어 지금은 20년 전 선배들의 혁신적인 제품을 떠올리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