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 도입 보험업계, 악재 ‘첩첩산중’
새 회계기준 도입 보험업계, 악재 ‘첩첩산중’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1.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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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산업 어디로?] ③보험 - 금리상승시 수익성 호전 불구 자본확충 난관

▲ 생명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사진=신아일보DB)
보험업계,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지난해 ‘악재’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과거 보장성보다 확정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던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이익률이 부채부담이율보다 높은 ‘역마진’에 시달렸다.

그 결과 생보사들의 9월말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38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2968억원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성장성이 예전만 못하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국내 실세금리도 상승, 수익성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제는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최대 현안인 자본확충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도입이 오는 2021년으로 예정돼 있다. 그때부터는 보험부채를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바꿔야 한다. 보험사의 ‘숨어있는 부채’를 수면 위로 꺼내 놓는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재무 체질 개선의 기회지만, 문제는 핵심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급락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RBC비율 관리를 위해서는 선제적 자본확충이 시급하다.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은 내년 1분기 중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흥국생명도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준비중이고, NH농협생명도 연초 3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더 많은 규모의 자본확충이 절실하다.
 
손보업계도 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이 줄줄이 자본확충에 나선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악재일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은 “금리가 급등하면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빠르게 악화돼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일부 보험사는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으로 저축보험의 비과세 한도를 일시납은 1억원, 월적립식은 월 150만원으로 축소,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

또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손보사들은 향후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통합형 보험에서 자녀보험, 운전자보험 등 기타 담보 위주로 판매전략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보험의 사업비내역 공개도 보험사들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보험사들에게 악재는 많고 호재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외형 중심의 상품전략에서 탈피, 내실 중심으로의 영업전략 전환이 필요하며 손익의 예측가능성과 리스크 관리가 용이한 구조의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