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인명진 인적청산' 내홍 향방 어디로
새누리 '인명진 인적청산' 내홍 향방 어디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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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책임 안고 탈당했지만 힘겨루기 격화
친박 "인위적 솎아내기… 제2의 분열 초래할 것"

분당 사태를 막 끝마친 새누리당이 신년 벽두부터 '인적청산' 문제로 내홍을 맞았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으나 조직적으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태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현 전 대표가 2일 전격 탈당 선언을 했지만, 인 비대위원장과 친박계 핵심들의 힘겨루기는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적청산 사태는 인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친박계 핵심들을 향해 오는 6일까지 탈당하라고 데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인 위원장이 직접 탈당 명단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서청원 의원, 최경환 의원, 김진태 의원 등 친박 핵심 10명 안팎을 우회적으로 지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장 친박계는 인적 청산이 '친박 죽이기'로 변질 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은 전날 비공개 만찬을 갖고 "'인위적 솎아내기'가 인적청산이라면 이는 제2의 당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친박계가 반발하는 이유 중에는 인 위원장의 인적청산 시도가 당 쇄신보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주자로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치작업이라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어느 한쪽은 치명상이 불가피한 만큼, 친박 핵심 인사들은 "이대로 물러나면 정치생명은 끝"이라는 인식 속에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 위원장 역시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인 위원장은 친박이 버틸 경우 자신이 위원장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배수진까지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이날 당 대표를 내려 놓으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

이 대표는 이날 탈당계 제출에 앞서 당 지도부에 "저를 디딤돌 삼아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고 화평하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 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인적쇄신을 자신의 탈당을 끝으로 더는 확산하지 않기를 요구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가 탈당하는 선에서 인적청산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탈당에도 추가 탈당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여서, 친박 의원들은 거취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오는 6일까지 친박계 의원들의 추가적인 탈당이 없을 경우 이틀 후인 8일 인 위원장이 해당 의원들에게 탈당을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새누리당은 새해 첫주인 이번 일주일동안 '파국이냐, 봉합이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양측이 정면충돌할 경우 결국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 또 다른 혁신안을 제안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원내 지도부가 정책 좌표 수정에 이어 다시 끓어오르고 있는 당내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의 탈당계 제출에 대해 "살신성인이고 국민에 책임지려는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새해 첫날 통상적인 행사인 단배식도 '웃으면서 떡 자를 분위기'가 아니라며 생략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