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기자간담회…‘최순실 게이트’ 의혹 정면 반박
朴대통령 기자간담회…‘최순실 게이트’ 의혹 정면 반박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7.01.01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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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오보 재생산”
“블랙리스트 전혀 몰라… 누구 봐준 인사 없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국가의 올바른 판단”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뒤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23일 만이다.(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을 만난 것은 23일 만이다.

특히 직무 정지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해 온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으나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먼저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놓고 뇌물죄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며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서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 측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의 대가로 미르·K스프츠 재단에 돈을 기부하고,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 등을 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수사중이니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면 서로 곤란해져 자세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의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합병은 당시 증권사 등을 비롯해 많은 국민의 관심사였다.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이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아 (합병이) 무산된다면 국가적, 경제적인 큰 손해라는 생각으로 국민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여개 우리나라 증권사 중에서 한두 군데를 빼고 다 (합병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저도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국민연금도 챙기고 있었다”며 “그것은 어떤 결정이든 간에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다. 그러나 여기저기를 제가 도와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씨와 연관된 KD 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여기(KD코퍼레이션)도 기술력이 있다는데 거대한 기업에 끼여서 제대로 명함 한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해서 그럼 알아봐서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으냐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제가 누구를 알아도 그 사람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 절대 금기”라며 “아는 건 아는 것이고, 절대 이익을 챙겨주는 일은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선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의 면담 때 블랙리스트 지시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오히려 그렇게 많이 품어서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 아니냐고 들었고, 그때 그런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전하는 이야기는 다 그게 그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부인했다.

차은택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장관과 수석 자리를 추천했다고 증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으로서 누구와 친하다고 누구를 봐줘야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사람 중 이 사람이 제일 잘할 수 있겠다 싶어서 한 것”이라면서 “추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추천이 가능하다. 그러나 추천을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검증을 하고, 세평도 알아보고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을 뽑는 것이지 누구를 봐준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쉽게 피로가 오는 증상과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의혹에 “대통령부터 모든 사람은 자기의 사적 영역이 있다”며 “일일이 무슨 약을 먹었다고 알리고 까발려서 하는 것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런 것으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일은 한 번도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런 병이 있으니까 이렇게 치료했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면서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무슨 병을 앓고 어떻게 치료했는지를 리스트로 만드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순방 때는 특히 시차적응과 피로 때문에 영양주사를 맞을 수도 있는데 그걸 큰 죄나 지은 것처럼 하면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어디 있냐”며 “주사도 의료진이 알아서 처방한 것이지 무슨 약이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다. 저는 그렇게 이상한 약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에 대해 “방송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허위를 남발해 걷잡을 수 없게 됐다”며 “혼란을 주면서 오해가 오해를 만들고 오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불만도 토로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는 “그날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다”며 “마침 그날 일정이 없어서 관저에서 일을 챙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