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앞으로”… 조기 대선에 급물살 타는 잠룡 레이스
“대권 앞으로”… 조기 대선에 급물살 타는 잠룡 레이스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1.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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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잠룡들] 4당 체제로 ‘다자구도’ 가능성… 헌재 판결 시기 촉각
 
▲ (편집=문경림 기자, 자료사진=연합뉴스, 무순 배열)

인용 결정 2월이면 4월에 치르고 3월~4월이면 6월 대선
합종연횡 대선판도 가를 최대 변수… 제3지대가 태풍의 눈

올해에 치러질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봄이냐 여름이냐 시기만 남았지 앞당겨질 것은 확실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60일 안에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올해 2월까지 헌재 심리가 마무리되면 4월에 치러야 하고, 3월이나 4월이면 6월 전에, 심리 기한인 6개월(180일)을 꽉 채워도 8월에는 대선이 실시된다.

대선 주자들이 헌재 판결에 촉각을 세우며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문수, 김부겸, 남경필, 문재인, 박원순, 반기문, 손학규, 안철수, 유승민, 오세훈, 안희정, 원희룡, 이재명, 정운찬 등 대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잠룡들만 14명에 이른다.(가나다라 順)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혼란 정국 속에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지도자(대통령)를 뽑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은 물론 정치권은 절감하고 있다.

그래서 헌재 탄핵 심판 이후 치러질 대선에 쏠리는 힘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정치권이 조기대선 모드에 돌입했다.

후보군이 넘치는 야권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계과 비박계로 나눠 둘로 쪼개졌다.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4당 체제로 치러질 대선에는 누가 최종 주자가 될지는 안갯 속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친박계가 장악한 새누리당은 변변한 대선주자가 없는 가운데 반 총장 영입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와 가교 역할을 할 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탈당을 막는데 사활을 건 모습이다.

그러나 반 총장은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 및 친박계와는 선을 긋고 있어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비박계 탈당파의 ‘보수개혁신당’도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이와함께 보수진영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반기문 모시기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신당에 합류해 대선 경선 구도가 형성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박계가 대선후보를 내세운 뒤 여론의 주도권을 잡게 되면 다시 새누리당과 단일화 등을 추진하는 보수통합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문-반문’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구도는 김부겸, 문재인, 박원순, 안희정 등 4파전 양상이나 문재인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 “협력적 경선이 중요, 경선 룰에 대해 다른 주자들이 이의가 있다면 다 수용해서 모두 성공하는 경선판을 만들겠다”고 밝히며 “제가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는 것은 객관적인 팩트다. 검증이 끝난 후보다”고 대선 승리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반문 측 출마자와 개헌과 결선투표제 도입 등으로 대립하면서 대선 갈등이 한층 더 날카롭게 전개되고 있다.

‘킹메이커’ 역할 할 것으로 보이는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비문 주자들과 연대에는 개헌론이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외에 반기문 전 총장까지 합류하면 비문 진영을 주도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참여한 강한 경선으로 국민에게 대선후보로 선택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개인적인 의사를 반 전 총장 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일부 호남 의원들은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대선주자 간 통합 경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의원들 간의 밀고 당기기 등의 당내 상황도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은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3자 구도’를 통해 승부수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비박계는 국민의당 등 제3지대의 다른 세력들과 ‘반문’ 전선을 펼치는 시나리오도 솔솔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개별적으로 공개반성을 하고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수용할 경우에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전통적 야권 지지층의 이반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쳐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당은 비박의 ‘보수개혁신당’ 탄생으로 제3지대에서 경쟁자를 만났지만, 거대 양당이 버티고 있는 고착화된 정치구도가 깨진다는 점에서 여당의 분당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대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자 야권에서는 잠룡들간 개헌 전선이 대권레이스 변수로 떠올랐다. 개헌을 고리로 이른바 ‘비문’ 주자들의 연합 전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가장 적극적인 개헌론자인 손학규 전 대표가 선봉에 섰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구체적 개헌 로드맵까지 제시하면서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방안에 찬성 입장을 밝혀며 문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개헌 논란을 피해가면서 야권의 결속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이 야권 잠룡 경쟁을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지 주목되고 있다.

보수신당 창당, 반 총장의 대권도전 선언 그리고 야권의 개헌 전선이 ‘친박-친문계’를 배제하고 대선 승부수를 모색하는 이른바 제3 지대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비박 탈당파 개혁보수신당은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서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 당시 정당이나 계파가 무엇이 중요하냐고 역설하면서 제3지대행 가능성을 높이면서 고무적인 분위기이다.

‘비문’후보들의 제3지대로의 집합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
이재명·안철수·안희정·오세훈·손학규·박원순 順

‘4당 체제’ 막이 올랐다. 여야 의원 36명으로 구성된 ‘국회 개헌특위’도 이달부터 본격 가동된다.

4당 체제의 부활로 대선도 양자 구도가 아니라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대선구도에 상당한 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 총장이 이달 중순경 귀국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벌일 경우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선 기일이 확정되면 합종연횡의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세차게 몰아치면서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신당의 출현으로 정계개편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야권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통합은 어떻게 하든 이뤄야 하며 그게 안 되면 연대, 아니면 후보 단일화라도 해야 한다”며 “야권이 분열해 여권의 잔존 세력과 연합하는 상황, 즉는 세력의 연합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민의 당이든 민주당이든 손학규 대표 이런 분들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통합론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당의 구조를 엄밀히 들여다보면 단기간에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민의당내 유력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도 “늘 통합을 생각하고 얘기하고 있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손뼉을 칠 수 있다”며 “통합의 상대가 통합 얘기만 하면 신경질을 상당히 내고 있다”고 말해 통합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 상태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선 막판에 극적인 후보단일화를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함께 반기문 바람(반풍)이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이번 대선 레이스의 최대 관심사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저는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임기가 끝나면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치권은 물론 충청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지역 정가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그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충청권 대망론’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반기문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상승세 1위를 기록했고,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는 하락 추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초박빙의 1,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 지지율은 전주보다 1.2%p 상승한 24.5%로 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2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전주보다 0.3%p 내린 22.8%로 2주 연속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율은 전주보다 1.4%p 내린 10.9%로 3위를 유지했으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0.8%p 내린 7.4%로 4위를 이어 갔다.

안희정 충남지사 4.3%, 오세훈 전 서울시장 3.8%, 손학규 전 민주당대표 3.6%, 박원순 서울시장 3.3%, 신당 유승민 의원 2.3%, 민주당 김부겸 의원 1.8% 등의 順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혁보수신당이 창당 이후 첫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 받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3.7%로 1위, 뒤이어 개혁보수신당이 17.4%로 2위 기록하며, 급락한 새누리당 15.8%를 제쳤다. 국민의당은 1.9%p 하락한 11.7%였고, 정의당도 0.9%p 내린 3.8%로 조사됐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