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中서 10조원 LCD 공장 건설
폭스콘, 中서 10조원 LCD 공장 건설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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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인수 후 삼성 LCD 공급 중단 결정과 연관된 듯
▲ (사진 출처=플리커)

대만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에 인수된 일본 샤프가 삼성에 TV용 액정(LCD)패널 공급 중단을 통보한 가운데 훙하이그룹 궈타이밍 회장이 중국 광저우에 10조원 규모의 액정패널 공장을 짓는다.

궈 회장은 전날 광저우시 정부와 610억위안(1050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생산단지 투자 협정을 체결하고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궈 회장이 개인 명의로 지분을 갖고 샤프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액정패널 기업 일본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가 투자 주체다.

이 라인에서는 오는 2019년부터 연산 920억 위안(1590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스마트TV, 전자패널용 LCD 제품을 양산하게 될 예정이다. 훙하이는 광저우에서 패널 기술의 연구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협정 서명식에는 런쉐펑 광저우시 서기 등이 대거 참석했다.

궈 회장은 생산될 디스플레이 패널의 해상도가 육안의 4배인 8K에 달해 3D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환자 내시경 검사에서도 활용돼 오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미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이 패널의 사용을 결정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채택이 유력시된다고 덧붙였다.

궈 회장의 이번 LCD 공장 투자는 지난 14일 샤프가 삼성전자에 대해 TVLCD 공급을 중단하면서 거래 중지를 선언한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샤프가 당시 자사의 최대 고객인 삼성에 대한 LCD 공급을 중단키로 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은 삼성을 경쟁자로 간주하고 있는 모기업의 궈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5인치 단위의 8.5세대 설비를 갖고 있는 삼성은 그동안 10.5세대 기술을 갖고 있는 샤프로부터 40인치와 50인치, 60인치, 70인치 등 10인치 단위의 중대형 패널을 공급받아 TV 완성품을 생산해왔다.

삼성 전체 조달량의 10% 이상에 이르는 샤프 물량의 공급 중단에 따라 삼성은 TV 완성품 생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궈 회장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IT기업 폭스콘의 최고경영자(CEO)로 수시로 공공연히 '삼성 타도'를 외쳐왔다.

궈 회장은 이날 협정 조인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함해 자신의 수중에 30건의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있다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또 "폭스콘은 중국에서 나가지 않고 계속 사업할 것"이라며 "오늘 협정 조인이 가장 좋은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폭스콘이 1988년 선전에 투자한 것은 당시 광저우 교통사정이 불편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양해를 구한 뒤 "28년 만에 성사된 이번 광저우 투자협상에 걸린 시간이 50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