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특혜 지원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는 모철민(58) 주프랑스 대사가 특검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30일 새벽 귀가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전날 오후 1시 35분께 김 사장을 소환해 이날 오전 4시 40분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15시간가량 조사했다.
김 사장은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준비된 차에 올라타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특검팀은 김 사장에게 삼성전자의 영재센터 후원 배경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3월까지 삼성전자가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최씨와 장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김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삼성전자의 후원을 끌어낸 것으로 판단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전달책으로 의심받고 있는 모 대사도 전날 오후 1시 45분께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이날 오전 1시 40분까지 12시간가량 조사 받았다.
조사를 마친 모 대사는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았다”라고 답했다.
‘블랙리스트를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엔 “조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짧게 말했다.
특검팀은 모 대사를 상대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최초로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돼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전달됐다는 직권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2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무수석비서관실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당시 모철민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문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최종본에는 9000명이 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이름이 좌파 성향으로 분류돼 담긴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편 용호성 주영한국문화원장도 전날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고 이날 오전 귀가했다.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을 맡았던 용 원장은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을 올렸던 연출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도록 검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