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의 핵심 인물 11명의 재판 준비절차가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29일 최씨를 비롯한 11명의 재판 준비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날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비롯한 ‘국정 농단’의 핵심인물들의 재판은 오전 10시10분 최씨 조카인 장시호씨와 김종 전 차관의 첫 공판준비 절차로 시작됐다.
이후 오전 11시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CJ그룹을 압박해 이 회사 이미경 부회장을 퇴진시키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첫 공판준비 절차가 이어졌다.
오후 2시에는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 절차가 열렸으며, 오후 3차은택(47)씨와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5명의 2회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최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는 최씨와 안씨, 정씨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최씨는 지난 19일 첫 준비철차에 출석해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두 번째 준비절차에도 출석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출범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50여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 측에 공무상 비밀 47건을 포함해 180여건의 청와대·정부 문서를 넘긴 것으로 조사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신청한 태블릿PC 감정 신청을 보류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9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재판이 국정농단에 대한 것”이라며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를 검증해야 한다”며 증거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현재 태블릿PC 자체는 현재 검찰이 보관 중이다. 재판부에는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핵심 증거로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절차를 거친 이미징 자료가 제출돼 있다.
재판부는 같은 취지에서 이 변호사가 “어떻게 태블릿PC를 입수했는지 밝혀달라”며 검찰을 상대로 낸 신청도 결정을 보류했다.
다만 이 변호사가 서울구치소를 상대로 낸 최씨의 검찰 출정 기록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은 받아들였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각 기업체가 다른 재단에도 거액의 모금을 출연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사실조회 신청도 받아들였다.
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 전 수석의 혐의 입증 증거로 안 전 수석이 작성한 수첩 17권의 사본 전체를 증거로 제출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 사이의 독대와 관련한 ‘대통령 말씀 자료’와,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공개된 최씨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간의 통화 녹취록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최씨 소유의 미승빌딩에서 발견된 주한 외교 사절단의 박 대통령 당선축하 선물 목록도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강제 모금 사건부터 심리를 시작한다.
첫 재판에서는 검찰 측 서류 증거 조사와 함께 기금 모금의 핵심 증인인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의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