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환경미화원의 따뜻한 ‘돼지저금통’
금천구 환경미화원의 따뜻한 ‘돼지저금통’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6.12.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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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주운 동전 모아 기부… “세금낭비도 줄이고 일석이조”

▲ 금천구 환경미화원들이 길거리에 떨어진 동전을 하나 둘 모아 채운 ‘사랑의 돼지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환경미화원 이상윤씨와 전성현씨. (사진=금천구 제공)
“10원짜리 동전으로 채운 돼지저금통이지만 황금돼지보다 더 값져요”

서울 금천구 환경미화원들이 길거리에 떨어진 동전을 하나 둘 모아 채운 ‘사랑의 돼지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환경미화원 96명은 지난해 2월부터 환경미화원 휴게소에 작은 돼지저금통 10개를 마련해 길거리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하나 둘씩 모았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27만6200원으로 지난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사랑의 돼지저금통’ 사업 구상은 서울시청노동조합 금천지부에서 나왔다. 서울시청노조 금천지부는 금천구 직영 환경미화원 노동조합이다.

금천지부 관계자들은 환경미화원들이 부담없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 ‘청소하다 가끔 보게 되는 동전을 모아 기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금천지부 관계자는 “요새 10원짜리는 주민들도 잘 줍지 않아 그냥 길거리에 버려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동전 제조비용은 훨씬 비싸다고 알고 있어, 세금낭비도 줄이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랑의 돼지저금통’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10원짜리 모아서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말들도 나왔지만,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사업 시작 후 2개월이 지나자 10원뿐 만 아니라 100원, 500원 짜리 동전들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조경용 금천지부장은 “10원짜리 동전이어서 모아도 큰 돈은 될 수 없지만 그 가치는 황금돼지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며 “환경미화원들도 그 의미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금천구 환경미화원들은 이 외에도 매년 300여 만원의 성금을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