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대출금 79조원…금리상승시 부담 가중 우려
취약계층 대출금 79조원…금리상승시 부담 가중 우려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6.12.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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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 한달새 2.28%p 상승
 

저신용자를 포함한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규모가 7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이들의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신용에 해당하는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약 78조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전체 가계대출의 6.4%(이하 금액기준) 규모다.

저신용은 신용등급 7∼10등급으로 가계대출의 7.4%를 차지하고 소득이 하위 30%인 저소득층 대출 비중은 11.1%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의 30.7%를 차지한다.

금융업권별로는 은행의 취약차주 대출 비중은 3.7%에 불과하지만, 비은행금융기관은 10.0%나 된다.

한은은 "취약차주는 다른 차주에 비해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비은행대출 및 신용대출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금리상승에 취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42.3%이다. 그러나 저신용(74.2%), 저소득(47.3%), 다중채무자(52.3%)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또,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은 22.0%이지만 저신용(38.9%), 저소득(23.8%), 다중채무자(27.1%)의 경우 신용대출 비율은 올라간다.

취약차주들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지난 15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시장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탔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3.28%로 한 달 사이 2.28% 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에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2∼3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금리가 계속 상승할 공산이 크다.

금융안정보고서는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함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특히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 등의 차주는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상승 시 큰 채무상환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