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청문회] 우병우, 의혹 추궁에 ‘모르쇠’ 일관
[5차 청문회] 우병우, 의혹 추궁에 ‘모르쇠’ 일관
  • 이원환·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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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목소리 톤 변화 없어… 답변 태도 불량 지적도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우 전 수석은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이후 40여일 만에 청문회라는 공식석상에 등장한 셈이다.

이날 국조특위 위원들은 우 전 수석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내며 추궁했지만 우 전 수석은 표정이나 목소리 톤 변화 없이 “모른다”는 식의 답변만 내놨다.

특히 ‘비선실세’ 최순실씨와의 관계와 가족회사 돈 유용 등 핵심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시종일관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왜 분노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6일 검찰청사 포토라인에서 우 전 수석에게 던진 기자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던 부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노려봤다기보다 여기자 분이 갑자기 제 가슴 쪽으로 탁 다가와 굉장히 크게 질문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놀라서 내려다본 것”이라 해명했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 도중 팔짱을 끼고 웃는 장면이 한 언론사에 의해 포착돼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그때는 수사 중이 아니고 휴식 중 이었다”면서 “그날 제가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 그래서 파카를 입었지만 계속 추워서 일어서서 쉬면서 파카를 안 벗었다”고 해명했다.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도 (개인적으로)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곧 “그럼 전부 근거 없는 의혹이냐”라고 물었고 우 전 수석은 “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년 전 광주지검의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도 의원이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서 목숨을 끊은 최경락 경위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최 경위의 죽음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러나 그게 민정비서관실 때문이란 말씀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김성태 위원장은 우 전 수석의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위원장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국민에게 송구한데 이 자리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라 저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 말했다.

이날 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말도 꺼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냐”고 질문하자 우 전 수석은 “존경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제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들어와 수석이 된 이후 직접 통화도 했는데 항상 제게 하신 말씀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우 전 수석을 향해 “권력농단의 실세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저는 그냥 민정수석으로서 일을 했다. 저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이원환·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