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체제 눈앞… 대선국면 '요동'
4당 체제 눈앞… 대선국면 '요동'
  • 이원환·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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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주류 35명 탈당선언… 창당 추진할 듯
'3지대' 출현 가능성… 문재인 대 반문 구도

▲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선언하면서 보수성향 정당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진은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집단탈당을 선언하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성향 정당의 분당(分黨)이 현실화됐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것에 이어 영남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도 분당되면서 국회는 1여3야의 4당 체제 부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시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세력이 본격적인 재편성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대선을 앞둔 정치판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어느 때보다도 대선판도의 유동성이 증폭되면서 제3지대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수 있어 대선구도에 상당한 혼전이 예상된다.

◇ 새누리, 원내3당 자리 확보할까

새누리당 비주류는 21일 김무성계, 유승민계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분당 수준의 탈당을 결의했다.

31명은 이날 즉석에서 탈당계를 작성했고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현역의원 4명까지 포함해 모두 35명의 의원이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마지막까지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던 유승민 의원은 "당 안에서는 보수개혁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저희 자식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런 결정까지 하게 된 데 가슴이 아프다"며 "국민께 석고대죄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비주류는 오는 27일까지 탈당 의원들을 더 규합하기로 해 최종 탈당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되면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원내 4당 체제가 등장하게 된다.
또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의 지위를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게 된다.

아울러 비주류의 신당은 현재 38석인 국민의당을 넘어 원내3당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서게 되면 제3지대에서의 주도권을 쥐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중도진보 노선인 국민의당과 제3지대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이유다.

◇ 3지대 출현 전망에 대선국면 요동

새누리당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제3지대' 출현 가능성 등 대선국면도 요동칠 전망이다.

우선 비주류가 신당을 창당하면 제3지대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주류는 보수세력의 몸집을 불려 대선후보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고 제3지대론을 주장하는 대선주자급으로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있다. 이재오 전 의원도 늘푸른한국당을 창당해 보수결집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 김종인 민주당 의원 등은 연일 개헌을 주장하며 문재인 전 대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비주류 신당이 민주당 안팎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워온 보수세력들의 힘을 모으면 대선구도는 문재인 대 비문(非文)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비문 주자들의 분화와 연대에는 개헌론이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주류는 개헌에 적극적인데다 국민의당도 다음주 의총을 열고 개헌론 등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비주류는 신당 창당 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의 영입에 본격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때 친박의 대선후보가 예상됐던 반기문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잔) 뉴욕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대선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당장 반 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첫 번째 정당으로는 비주류의 신당이 꼽힌다.

실제 반 총장이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선을 그은 만큼 반 총장이 비주류 신당을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신당이 세를 얻게 되면 제3지대 인사들을 대거 흡수할 수도 있다.

실제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들은 반총장의 귀국을 전후해 탈당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류다.

여기에 반 총장이 개헌론의 기치를 들고 나오면 파괴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여야 세력이 모두 2개의 당으로 분열됨으로써 다당제 구도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대선에서 각 정당·후보 간 다양한 시나리오라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다당제가 한국 정치의 새로운 질서로 굳어질지도 주목된다.

[신아일보] 이원환·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