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본격 수사 돌입… 국민연금 등 압수수색
특검팀, 본격 수사 돌입… 국민연금 등 압수수색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2.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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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정조준… 복지부, 첫 압수수색에 ‘당혹’

▲ 이규철 특검보가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 브리핑실에서 수사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를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첫 포문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10여곳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됐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D빌딩에서 현판식을 마친 후 본격적인 수사 활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짧게는 70일, 길게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승인 아래 100일간 박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기소)씨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한다. 사상 처음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게 된 셈이다.

핵심 수사 대상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과 박 대통령의 뇌물죄 △최씨와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비서관의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주사제 대리 처방 등이다.

이 중 박 대통령의 뇌물죄 규명은 이번 특검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첫 수사의 포문은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등 10여곳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됐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부세종청사 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대가로 최씨 측을 특혜 지원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은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에게 승마 구입비 등 명목으로 220억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해, 기업 중 가장 많은 후원을 했다.

삼성은 외국계 해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외국계 해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삼성물산 지분 10%를 보유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국민연금의 합병 승인 절차가 규정에 맞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의혹을 키웠다.

이에 특검팀은 삼성이 이러한 지원을 한 것이 두 기업 합병과정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합병 찬성 결정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정황도 불거졌다.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합병 찬성 의견을 주도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경질하려 했으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도 ‘청와대 뜻’을 거론하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관련자 증언도 나온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압수 수색하자 복지부는 당혹스러워 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특검에서 국민연금정책과와 국민연금재정과를 비롯해 연금정책국 전반을 다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렇게 압수수색을 당하는 것은 처음이라 다들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