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파문' 칠레 외교관 오늘 귀국… 외교부, 조사 착수
'성추행 파문' 칠레 외교관 오늘 귀국… 외교부, 조사 착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2.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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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용 원칙 방침…칠레 "양국 우호 영향받지 않기를 희망"
주칠레 대사관 "피해 학생·칠레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 (사진= 페이스북 영상 캡처)

미성년자 성추행 장면이 현지 언론에 보도돼 물의를 빚은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의 외교관이 20일 국내로 소환됐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외교관은 오늘 오전에 귀국해서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철저한 조사와 형사고발과 함께 징계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조 대변인은 해당 외교관의 처벌에 대해 "외교부로서는 무관용의 원칙이고 일벌백계다"면서 "이번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따른 응분의 처벌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지침에 의거해서 형사고발을 포함한 제반 법적조치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 시점에서 조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징계나 그 처벌수위에 대해서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외교관이 한국에 유학 중인 칠레 여학생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 선발을 빌미로 성적 접촉을 시도한 의혹이 있다는 일부 방송 보도에 대해선 "그런 내용이 신고되거나 보고된 바는 없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대변인은 "칠레 정부측은 해당 외교관의 소환 협의과정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양국 간 우호관계가 영향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칠레의 방송사 'Canal 13'의 현장고발 프로그램 'En su propia trampa(자기 덫에 빠지다)'는 지난 18일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10대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해당 영상에는 중년의 한국인 외교관이 한국어를 가르쳐주겠다며 현지 10대 여학생에 접근해 포옹을 하거나 팔을 잡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행동을 했다. 그는 해당 학생에게 '입을 맞추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외교관은 이같은 행동 중 들이닥친 제작진에 덜미가 잡혔다. 그는 촬영 사실을 듣고 "포르 파보르(Por favor, 부탁한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해당 논란과 관련해 유지은 칠레 주재 대사는 현지시간으로 19일 피해 학생들과 가족, 칠레 국민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 대사는 "본인과 주칠레 한국대사관은 해당 외교관의 불미스러운 행위로 피해 학생과 가족을 포함한 칠레 국민들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야기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외교관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가 취해지고, 현재 엄정한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령에 따라 엄중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칠레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간 양호한 관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칠레 국민 여러분께 이번 사건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유 대사는 또 홈페이지에 칠레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동포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리고 동포사회에 큰 부담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