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정의당,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의 순서대로 각각 당대표실과 원내대표실을 찾아 야당 지도부와의 상견례를 시도했다.
그러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만나지 못하며 이틀 연속 ‘문전박대’를 당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상견례에 앞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또 열심히 야당에 문전박대를 당하러 간다”고 말하고, 10시께 자신의 방을 나와 야당으로 향했다.
김정재 대변인은 “사전에 각 당의 원내대표 비서실장에게 연락을 드려서 새누리당의 방문 계획을 말씀드려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에 요청에 야당에서는 “정국 상황을 봐가면서 인사를 받겠다” 답했고, 김 대변인은 “우리는 가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이현재 정책위의장,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 등 당직자와 취재진 30여명과 함께 야당 지도부를 찾아갔다.
정 원내대표는 먼저 정의당 회의실을 찾았다. 그러나 회의실은 텅빈 채 불이 꺼져 있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문은 잠겨 있었으며, 내부에서는 인기척조차 들리지 않았다.
또 국민의당은 같은 시간 의원총회를 소집 중이어서 대표실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이 불발된 정 원내대표는 외부 일정을 위해 곧장 국회를 떠났다.
이를 두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새누리당을 모욕한 행위”라며 비판하고 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야당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문전박대 해프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몇 시에 찾아오겠다는 연락도 없이 그냥 쑥 들어와서 (우리가 만남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고 가시더라”면서 “그 시각에 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만나고 있었다. 문전박대 코스프레를 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만 냉각기를 갖자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음에도 굳이 또 와서 야당에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하시는 걸 보고는 처음 인사치고는 결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회동 장소나 시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만 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전박대란 손님맞이를 일부러 안하는 경우인데 당대표, 비서실장, 대변인 이하 모두가 여러 회의 중이었다”며 “정 원내대표가 기별조차 없다가 카메라 앞에서 ‘문전박대다’라고 외치니 ‘문전박대 씬’을 찍으러 오신 것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신아일보] 이원환 기자 whlee@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