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동지 팥죽 먹으며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자
[데스크 칼럼] 동지 팥죽 먹으며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자
  • 신아일보
  • 승인 2016.12.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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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경제부장

 
내일은 동지(冬至)다. 동지는 1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은 가장 긴 날이다.

동지가 지나면 낮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마치 해가 다시 살아나듯이.

그래서 동지는 설 다음 가는 ‘작은 설’로 친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거나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동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 해의 시작으로 친다. ‘천문학적인 설날’인 셈이다.

동지는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기도 하다.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밤에 움직이는 동물인 호랑이가 장가가기 좋은 날이라고 옛 사람들은 여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날 아기를 가지려 하지 않았다.

호랑이는 보통 새끼를 1마리만 낳는데,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 아기를 낳으면 혹시 호랑이를 닮아 자식을 많이 낳지 못할까봐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동지의 세시 음식은 단연 팥죽이다. 왜 팥죽일까?

중국에서 6세기에 처음 지어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세시기(歲時記)인 ‘형초세시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공공씨의 아들이 죽어서 질병을 옮기는 귀신이 됐다. 이에 사람들은 그 귀신을 쫓으려고 그가 살아있을 때 무서워하던 붉은 팥을 썼다. 지금도 귀신이나 나쁜 기운을 쫓을 땐 팥을 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동짓날 팥으로 죽을 쑤어 먹으면서 1년 동안 액운을 막고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생겼다.

팥죽은 보통 동치미 국물을 같이 먹는다.

동치미에는 무가 들어가는 데, 무에는 소화를 돕는 성분이 들어있다. 따라서 팥죽과 동치미를 함께 먹는 것은 과학적이다.

항상 연말이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라고 하지만, 올해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위대한 촛불 시민혁명, 김정은 핵도발과 개성공단 폐쇄, 16년만의 여소야대 국회, ‘김영란법’ 시행, 사드배치 논란과 중국의 반발, 조선·해운 구조조정, 법조비리, 악화일로의 경제, 경주 연쇄지진 등등.

거의 우울하고 어두운 얘기들이다.

그렇지만 어김없이 새해는 밝아온다.

1년의 벽두인 동짓날, 팥죽을 먹으며 2017년 새해 새 희망을 이야기하자. 

/윤광원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