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AI 확산세… 살처분 가금류 2천만 마리 육박
무서운 AI 확산세… 살처분 가금류 2천만 마리 육박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2.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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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60만마리 도살… 역대 최단 기간 내 ‘최악 피해’
▲ (자료사진=연합뉴스)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한 달여만인 이달 19일 기준으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1911만 마리다.

살처분된 가금류는 곧 2000만 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을 기준으로 매일 평균 60만 마리씩 도살 처분된 셈이다.

2014~2015년 H5N8형 발생으로 669일간 살처분된 가금류 마릿수가 1937만 마리였던 것과 견주면 역대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를 냈다.

현재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 야생철새가 계속 국내 철새 도래지로 들어오고 있는 시기여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H5N6형은 닭보다 오리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오리보다 닭 사육농가 규모가 훨씬 커 피해도 양계장에 집중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 204곳 중 산란계 농가가 79건으로 가장 많고, 육용오리 78건, 토종닭 12건 순이다.

도살 처분 피해도 닭 농가의 피해가 압도적이다.

전체 살처분 가금류 마릿수 중 74%가 산란계·산란종계·육계 농가다.

이 중 살처분 마릿수가 가장 많은 산란계 농가의 경우 전체 사육대비 17.8%가 살처분됐고,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의 38.6%도 마찬가지다.

육계 농가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된 곳이 일부 발생했다.

AI의 무서운 확산세에 따라 살처분 보상금 및 생계소득안정 등에 드는 국가 예산도 불어날 전망이다.

2014~2015년에는 살처분 보상금 1392억원을 포함해 총 2381억원이 소요됐다.

이번 AI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계란 수급 차질로 인한 가격 폭등 및 공급 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계란 수입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잠복기가 없이 거의 즉각적으로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H5N6형의 특성이 즉각 대처하는 데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추가 방역대책을 통해 아직 농가 발생 사례가 없는 경남북 지역과 제주도로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채취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인되면서 방역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H5N8형이 이전 최악의 피해를 냈던 2014년에 발생한 유형이고 잠복기까지 길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두 가지 형태의 AI가 동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점도 방역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