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주재 韓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파문
칠레 주재 韓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파문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2.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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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방송사 함정취재에 포착… 외교부, 외교관 소환해 조사

▲ (사진= 페이스북 영상 캡처)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칠레의 한 방송사가 지난 15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이 담겼다. 또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장면이 있었다.

이 외에도 해당 방송사 관계자가 ‘함정 취재(몰래 카메라)’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외교관은 ‘포르 파보르(Por favor·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외치며 허리를 숙여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앞서 현지 방송사는 첫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뒤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하당 외교관에게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외교관이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현지 교민 사회 등은 이 사건을 두고 ‘나라 망신’이라는 반응과 함께 앞으로도 현지에서 생활해야 하는 교민사회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고편 댓글에는 "한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강의를 들었을 것"이라며 한국을 비하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일부 교민은 한국인으로서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을 지난 9월14일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직무정지 중이지만 현지에 체류 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와 형사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만, 현지 경찰의 수사에도 협조토록 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까지 60만 명이 예고편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공유 횟수는 3000회를 웃돈다. 본방송은 이날 밤 방영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