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규제 완화…상품 다양화됐지만 보험료는 인상
보험업 규제 완화…상품 다양화됐지만 보험료는 인상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6.12.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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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료·실손보험료 등 줄줄이 올라

금융당국의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시행된 이후 보험업계의 상품 다양성이 강화된 반면 보험료가 일제히 오르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사전 규제를 대폭 줄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해지환급금을 낮춰 보험료를 끌어내린 보험이나 고령자·유병자를 위한 간편심사보험, 운전자의 안전운전 습관이나 대중교통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았다.

실제로 보험업계의 '특허'라고 할 수 있는 배타적 사용권의 추이를 보면 보험사들이 치열한 신상품 경쟁을 벌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올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경우는 모두 18건(생명보험 8건·손해보험 10건)으로, 이 가운데 생명보험 8건과 손해보험 7건 등 모두 15개의 상품이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이는 지난 2011년과 2015년의 9건을 넘어선 역대 최다다.

이렇게 업계에 '새 바람'이 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보험료가 일제히 올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올해 내내 이어졌다.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부터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현대해상, KB손보, 동부화재,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연달아 보험료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한 차례씩 인상한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하던 자동차보험료는 10월 들어 악사손보, 흥국화재 등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다시 인상 움직임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를 책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예정이율도 올해 대폭 하락했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4월에 일제히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조정한 데 이어, 10월 들어 다시 이를 2.50% 안팎으로 추가 인하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최대 20%까지 보험료가 올라간 것으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지난 11월 처음으로 예정이율을 2.50% 수준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다른 손보사들이 내년 1월 일제히 예정이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알려져, 보험료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료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4개 보험사의 실손보험료는 지난해보다 평균 18% 올랐다.

보험사들이 손해율 관리에 애를 먹는 상품이다 보니, 내년에도 실손보험료의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